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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트Delete'하라, 초과잉시대에 우리가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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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딜리트', EBS 성공 이끈 김유열 PD의 조언
잡다한 것 삭제하고 단순하게 세상을 보면 창조가 열린다

 

김유열 EBS PD는 EBS가 교육방송 이미지를 넘어 획기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일조한 인물이다. 1999년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 프로그램을 기획해 방송계를 발칵 뒤집어놓고 대한민국에 인문학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BBS 편집기획부장으로 발탁돼 편성을 주도한 그는 유아, 다큐멘터리 중심의 본질에 집중했다. 다큐프라임, 세계테마기행, 한국기행, 극한직업 등 EBS의 정체성을 알린 인기프로그램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08년 이후 시청률이 1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프라임 타임대 시청률은 무려 600% 올랐다.

그의 성공 비결은 뭘까?

김 PD가 펴낸 책 '딜리트'는 바로 비움의 미학, 심플함의 미학을 성공의 비결로 꼽고 있다. 딜리트(delete)는 키보드 옆에 있는 '삭제' 버튼을 뜻한다.

무엇인가를 '창조'할 생각부터 하지 말고 주변에 잡다한 것을 '딜리트' 하다보면 원형이 남게 된다.

딜리트는 생각보다 쉽다. 기존의 관행, 과거의 성공, 디자인, 문법, 원칙, 기능 등을 하나하나 딜리트해볼 수 있다.

딜리트는 초과잉 정보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접근법일지 모른다. 과도한 정보로 머릿속이 복잡할 때 딜리트로 머리속을 어떻게 깔끔하게 정리하면 본질이 보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채워진다.

피카소는 원근법을 버렸고, 샤넬은 장식을 걷어내고 치마를 잘랐다. 메이지 유신의 선각자 사카모토 료마는 탈번하여 운명의 족쇄를 벗었다. 오드리 헵번은 풀 세팅 후 마지막에 장신구 한두 개를 반드시 떼어냈다.

저자는 노장의 무위사상과 니체의 니힐리즘에서 출발해 '딜리트'라는 강력한 키워드가 우리 삶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진보시켰는지를 각분야별로 총망라했다.

저자는 책에서 "기획할 때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딜리트라는 관점에서 보니 분명해졌다"며 "모든 것을 딜리트라는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바라보니 하나의 질서정연한 패턴이 보였다. 딜리트를 하니 새로운 것이 탄생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출간 제안 뒤 5년이 넘게 원고지 3000매가 넘는 분량의 초고를 쓰고 나서야 책 한 권으로 추렸을 정도로 방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책은 문화·예술·역사·산업 분야에 딜리트의 성공 사례를 풍부하게 보여주면서 본질에 충실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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