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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영화 외길…'바울'로 빛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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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관객↑…올해 개봉 다양성영화 흥행 6위
"다음달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장기 흥행 전망"
"제목 등 명쾌한 의미 전달…집단관객에 어필"

영화 '바울' 스틸컷(사진=CBS시네마 제공)

 

종교영화 '바울'이 누적관객수 20만 관객을 넘기면서 장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추이는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바울'은 전날 전국 145개 상영관에서 184회 상영된 데 힘입어 8990명을 모으며 전체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지난달 31일 개봉 이래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이 영화는 이날까지 누적관객수 20만 1760명을 찍었다. 올해 개봉한 다양성영화 가운데 흥행 6위 기록이기도 하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는 "'바울'은 CBS시네마 배급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며 "과거 여타 방송사에서 종종 극장 배급을 해 온 사례는 있지만,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면서 세 번째 10만 관객 돌파, 첫 20만 관객 이상 모은 종교영화를 내놨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진단했다.

'바울'까지 종교영화 11편을 선보여 온 CBS시네마는 앞서 2015년 '프리덤'으로 10만 6483명, 지난해 '예수는 역사다'로 17만 3001명의 관객을 모은 데 이어 올해 '바울'로 첫 20만 관객 이상을 동원했다.

김형호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이 올해 들어 집단관객의 힘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바울' 흥행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지금 흐름대로라면 다음달 25일 전후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장기 흥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CBS시네마 전작 '예수는 역사다'처럼 '바울' 역시 제목을 통해 인물을 부각시킴으로써 기독교 단체관람을 유도했다는 점이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 영화의 원제는 '바울, 그리스도의 사도'(Paul, Apostle of Christ)다. 우리나라에서는 '바울'로 생략 소개함으로써 종교영화 색깔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 셈이다.

 

CBS시네마 관계자는 "확실하게 의미 전달을 하자는 방향에서 내부적으로 제목을 명쾌하게 '바울'로 결정했다"며 "예전처럼 일반 관객들에게까지 어필하려 애쓰기보다는 아예 기독교 영화라는 점을 뚜렷하게 드러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40~60대 여성이 '바울'의 주요 관객층인데, 특히 일요일에는 예배가 끝나고 오후 2, 3시 타임에 가족 단위 관객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목사님들 설교의 마지막 단계로 이 영화를 단체 관람하는 경향도 나타나는데, 활자 등으로는 느끼지 못하던 것을 영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영화 '바울'의 장기흥행은 다양성영화가 지닌 강점을 제대로 드러낸 케이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형호는 "다양성영화의 주요 관객은 결국 집단관객으로 볼 수 있다"며 "다양한 영화를 다양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는 다양성영화의 취지에 맞게끔, '바울'은 일반 관객들보다는 종교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어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에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두드러진 이러한 관람 형태가 올해 실사 영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며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이기 힘든 다양성영화 특성상 제목 등으로 해당 영화를 볼 여지가 큰 사람들에게 명쾌한 메시지를 전달한 점이 '바울' 흥행에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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