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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투사·고인 추모·여성 영화…2018 청룡영화상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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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최우수작품상 수상해 3관왕…쌍천만 흥행 '신과함께'도 동일
'1987' 배우와 제작진 "민주 투사들께 영광 돌린다"
여성 감독+배우 의기투합한 영화들 좋은 결실
故 신성일과 김주혁 등 세상 떠난 배우들 추모 분위기

제39회 청룡영화상에 독보적 다관왕은 없었다. 6월 민주 항쟁을 그린 영화 '1987'과 쌍천만 시리즈 역사를 쓴 '신과 함께-죄와 벌'이 각각 3관왕에 올랐고 '독전'과 '공작'이 2관왕을 장식했다.

영화 '1987'은 23일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촬영조명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으로 시작해 6월 민주 항쟁까지 이어지는 격동의 현대사를 그리고 있다.

배우 김윤석과 제작사 우정필름은 민주 항쟁 당시 부당한 정권에 투쟁했던 모든 열사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우정필름 관계자는 "이 영화를 제작하도록 응원해주신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 가족분들께 감사드린다. 엄혹한 시절 용기를 내서 싸운 실존 인물들의 허락과 응원이 있었기에 영화가 제작될 수 있었다. 우리가 이런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당시의 민주 투사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윤석 역시 "열사들의 가족분들에게 이 수상의 영광을 전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국내 판타지 장르 영화의 시대를 연 '신과함께-죄와 벌'은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여우조연상·기술상 등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지난해 개봉 당시 14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아 역대 박스오피스 2위 자리에 올랐다.

영화는 공감을 자아내는 드라마와 실감나는 저승 세계 CG(컴퓨터 그래픽)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김용화 감독은 "앞으로 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라는 의미로 알고 2600만 넘는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짧지만 굵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마약 집단과의 전쟁을 다룬 영화 '독전'은 남우조연상과 음악상을, 흑금성 실화를 다룬 남북 첩보 영화 '공작'은 감독상과 미술상을 수상했다.

배우 한지민이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확대이미지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예상치 못한 수상도 이어졌다. 10대 배우 김향기는 쟁쟁한 선배 배우들을 꺾고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김향기는 눈물과 함께 "법적으로 성인이 되기 전에 10대에 좋은 선물과 추억 감사드린다. 스스로 지치지 않게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배우와 감독 모두 여성인 '미쓰백'·'소공녀' 등은 의미있는 수상으로 영화계 여성 서사 확대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한지민은 아동 학대를 다룬 여성 영화 '미쓰백'으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고 전고운 감독은 여성 독립영화 '소공녀'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한지민은 믿기지 않는 얼굴로 눈물을 쏟으며 무대에 올랐다.

한지민은 여성 영화인들로 이뤄진 영화 '미쓰백'의 어려웠던 제작 현실을 전하며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짧지 않았던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들이 큰 무게감으로 다가온 것 같다. 무겁고 힘들었던 시간 끝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미쓰백'이 갖고 있는 영화의 진심 덕분"이라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인들은 이 자리에서 올해 세상을 떠난 별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39회 청룡영화상은 시상식 시작에 앞서 배우 고(故) 신성일을 기리는 추모 영상을 내보냈다. 신성일은 지난 제1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자 인기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청룡영화상과 인연이 깊다.

고(故) 김주혁은 유작인 '독전'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독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아시아 범죄조직의 거물 진하림 역으로 변신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생전 고인과 함께했던 나무엑터스 측이 대리 수상을 했고, '독전'에서 함께 호흡했던 배우 진서연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다음은 제39회 청룡영화상 수상작(자)들.

△ 최우수작품상 = '1987'
△ 감독상 = 윤종빈('공작')
△ 남우주연상 = 김윤석('1987')
△ 여우주연상 = 한지민('미쓰백')
△ 남우조연상 = 김주혁('독전')
△ 여우조연상 = 김향기('신과함께-죄와 벌')
△ 신인남우상 = 남주혁('안시성')
△ 신인여우상 = 김다미('마녀')
△ 신인감독상 = 전고운('소공녀')
△ 음악상 = 달파란('독전')
△ 미술상 = 박일현('공작')
△ 기술상 = 진종현('신과함께-죄와 벌')
△ 각본상 = 곽경택·김태균('암수살인')
△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신과함께-죄와 벌'
△ 편집상= 김형주 외 2인('곤지암')
△ 촬영조명상= 김우형 외 1인('1987')
△ 청정원 인기스타상 = 주지훈·김향기·진서연·김영광
△ 단편영화상 =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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