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예상했나? 유럽 지열발전 업체 '철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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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열발전소 모습(포항CBS자료사진)

 

유럽의 지열발전 업체가 포항지열발전 사업에 참여했다가 규모 3.1의 유발지진이 발생하자 황급히 손을 떼고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열발전 사업자는 물론, 정부와 국내 학자들이 유발지진 위험성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거나 은폐했다고 볼 수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열발전정부합동조사단 시민대표 자문위원'인 포항시의회 백강훈 의원과 '포항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양만재 연구위원은 22일 포항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조사단과의 면담 내용을 설명했다.

양만재 위원은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럽의 지열발전사업 대부분에 참여했던 B사가 포항지열발전에도 시추작업관리 등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B사는 지난해 4월 포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하자 갑자기 철수했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이는 B사가 더 큰 유발지진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업에서 미리 빠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정부조사단이 하루 빨리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B사는 프랑스 알자스와 독일 란다우, 인스하임, 바르트, 영국 콘웰 등의 지열발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업체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란다우 지열발전은 유발지진이 발생해 2014년 부터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고 포항도 지난해 지진으로 중단한 상태다.
'지열발전정부합동조사단 시민대표 자문위원'인 포항시의회 백강훈(오른쪽) 의원과 '포항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양만재 연구위원이 포항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문석준 기자

 


백강훈 시의원은 "독일 시민단체는 란다우 지진이 물 주입에 의해 일어난 유발지진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B사는 포항에서도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하자 부담을 느껴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지질학계가 유발지진 가능성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양 위원은 "국내 학자들은 지열발전소 운영과정에서 일종의 안전시스템인 '트레픽 라이트 시스템'을 각종 논문을 통해 발표하는 등 지열발전이 유발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포항지열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떤 학자도 이런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백 의원도 "본진 발생 전 일어난 63차례의 유발지진을 지열발전 사업자인 넥스지오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에 보고했고, 에기평은 이를 산자부에 전달했지만 산자부가 주말이라는 이유 등으로 묵살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면서 "제기되는 여러 의혹들을 하루 빨리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정부조사단은 포항지진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는 높다"며 "산자부는 지금까지 밝혀진 모든 데이터를 공개해 국내외 학계가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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