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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위 블랙리스트 엄중 징계에 머쓱해진 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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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정직 등 16명 징계, 블랙리스트 지시 내린 문체부 징계 '0'명 과 대조적

지난 5월 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결과 종합발표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인새물을 보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 DB분석 결과 단체 342개, 개인 8931명 등 총 9273개(중복 제외) 명단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예술인들에게 매년 2천억 원 이상의 각종 지원금을 주는 곳이다. '돈'이 나오는 곳인 만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는 정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예술위는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힌 예술인과 단체들을 지원에서 배제했다. 문체부가 예술위에 유선전화나 대면 등의 방법으로 블랙리스트를 통보하면 실제로 지원을 하지 않았다.

블랙리스트 실행 기관이었던 예술위 직원들의 징계 결과가 21일 발표됐다. 전현직 직원 23명 중 퇴직자 등을 제외한 16명에 대해 4명은 정직, 3명 감봉, 4명 견책, 5명 엄중주의 처분을 내렸다.

문체부가 블랙리스트 연루 공무원들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으면서 역풍이 불었던 와중에 문화계 안팎의 여러 분위기를 의식해 엄중한 징계를 내린 것으로 추측된다.

전직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 민간위원은 "블랙리스트 지시를 내렸던 문체부 공무원들보다 실행기관인 예술위의 직원들이 더 강도높은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에 선임된 박종관 예술위원장은 "이번 처분결과를 거울삼아 예술현장의 동반자로서 국민과 문화예술계에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술위의 징계가 마무리되면서 이제 시선을 받는 곳은 문체부이다. 문체부는 지난 9월 블랙리스트 연루 공무원들에 대해 사실상 징계를 하지 않는 안을 발표했다가 예술계의 거센 비판과 여론의 역풍을 받고 두 달만에 재검토에 들어갔다.

최근 문체부는 예술인들과 함께 검증단을 꾸려 '블랙리스트 처분 이행계획'에 대해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 정부가 이미 결정해 발표한 계획에 대해 다시 재검토를 벌이는 것 자체로 도종환 장관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

오는 23일 문체부 관계자들과 민간위원들이 검증단 실무 회의를 열기로 한 가운데, 문체부가 블랙리스트 연루자들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징계 결과를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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