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20일 세계 아동의 날을 맞아 "우리 사회가 아동의 생존‧보호‧발달‧참여의 권리를 규정한 국제사회의 약속을 충분히 지키고 있지 않다"는 진단을 내렸다.
최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최근 '#스쿨미투'가 광범위하게 나타난 가운데 인권위의 실태조사에서 학생 10명 중 3명의 학교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결과도 나왔다"며 "아동들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도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가 지난해 실시한 '초중고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생의 27.7%가 학교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위원장은 "9세에서 24세 사이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지난 2007년 이래 지속해서 자살이었다"며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 아동이 1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불안정한 체류자격과 아동복지시설의 입소 거부 등으로 아동학대를 당해도 보호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고 밝혔다.
또, 장애아동의 경우 특수교육기관이 부족해 장거리 통학을 감내해야 하며, 과밀학급도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UN은 지난 1989년 11월 20일 세상의 모든 아동에게 생존‧보호‧발달‧참여의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 '아동권리협약'을 채택했고 우리나라 역시 196개 가입국 중 하나다.
최 위원장은 "국가와 사회는 아동들의 생존과 안전을 지키고 아동들이 차별을 경험하지 않으면서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위는 국가의 정책을 점검하고 의견을 표명하면서, 아동 인권을 보호하고 높이기 위한 업무를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