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정상화에 칼빼든 이재정…고강도 처방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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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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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원 중단' 선언…'처음학교로' 참여율 47%대 견인
비리 적발 17개 유치원 재감사…경기유아교육발전 포럼 29일 발족

 

"제가 칼을 품고 있습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 15일.

수능 종합상황실 점검을 마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기자실에 들러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 해결과 투명성 확립 의지를 밝히며 던진 말이다.

이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온라인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으면 즉시 재정 지원을 끊어버리겠다. (신청 마감일인) 15일 이후 바로 적용하겠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거듭 강조했다.

학급당 월 40만원(7개 학급 기준 연간 3천360만원)과 원장 기본급보조금 월 46만원의 재정 지원이 중단된다는 소식 때문인지 사립유치원의 처음학교 참여율은 46.9%(1천63개원 중 499개원)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교육감의 재정 지원 중단 발표 이전인 지난 8일 18.6%(198개원)보다 28.3%p 높아진 것이다. 전국 평균 참여율(56.54%)보다는 낮지만 도교육청은 짧은 시간 내 많은 참여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유치원이 처음학교로를 도입하면 매년 되풀이되온 입학 추첨권을 얻기 위한 밤샘 줄서기나 알바 동원 등 학부모들의 불편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원아모집의 공정성이 확보된다.

사립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이 교육감의 두 번째 계획은 에듀파인(국가회계시스템) 참여 확대다.

에듀파인을 이용하면 유치원의 지출 흐름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회계상 단순 실수부터 회계부정까지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원아들에게 가야 할 돈이 다른 곳으로 샐 염려가 없게 되는 셈이다.

사립유치원을 제외한 도내 모든 국공립 유치원, 초·중·고교는 물론 사립학교들도 모두 이 시스템을 사용 중이다.

이 교육감은 그간 "매년 사립유치원에 2조원이 지원돼 회계시스템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에듀파인 도입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최근엔 에듀파인 참여 유치원의 행·재정적 지원 강화라는 유인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사립유치원의 회계 및 운영에 대한 시스템 정비와 아울러 '비리 유치원'에 대한 엄벌도 이어간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벌인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결과 수사기관에 고발한 도내 17개(18개원 중 1곳은 지난 3월 폐원) 유치원을 오는 19일부터 다시 특별감사하기로 했다.

작년 진행된 특별감사에서 자료제출 거부 등으로 살펴보지 못한 회계 내역을 끝까지 받아내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 교육감의 궁극적인 목표는 교육계의 목소리를 들어 유아교육이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오는 29일 발족하는 경기유아교육발전 포럼이 그 역할을 해나가게 된다.

교육청, 공·사립유치원, 학계, 전문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포럼에선 사립유치원 문제를 포함한 유아교육 전반에 걸친 고민을 공유하고 미래 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경기도교육청 김주영 대변인은 "유아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 비해 유치원이 책무성을 가지고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못했다"며 "교육청의 노력이 유아교육을 정상화하고 유아교육기관들이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데 큰 의미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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