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이수역 근처 술집에서 남성들에게 폭행당했다고 호소한 여성 피해자의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혐·여혐 논란이 충돌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30만명을 돌파한 이수역 폭행 사건 논란이 온라인 폭로전과 비방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메갈'·'한남' 등 남녀 갈등의 단어를 비롯해 육두문자와 성적 비하가 오간 대화 내용이 동영상 커뮤니티 등을 파고 번지면서 위험수위에 다다른 공방만 오갔다.
지난 13일 서울 이수역 근처 주점에서 남성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지만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발단이었다.
게시글엔 "남녀 손님이 (우리를) 지속해서 쳐다봐서 말싸움이 벌어졌는데 관련 없는 남성 무리가 합세해 우리들을 비난했다"며 "남성 무리가 '얼굴 왜 그러냐' 등 인신공격과 '메갈 실제로 처음 본다' 등 여성비하 욕설을 하다가 우리를 폭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혐 논란으로 불붙은 이 사건은 '이수역 폭행 사건'이란 제목으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와 게시 하루 만에 2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15일 오후 3시 기준 현재 약 32만명이 동참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엔 A씨의 주장을 반박하는 영상과 목격담들이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는 사건 발생 당시 B씨 등 남성일행이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자신이 A씨와 말싸움을 한 커플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당시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여성 두 명이 우리에게 '한남 커플(한국남자를 비하하는 표현)'등을 써 말싸움으로 번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일행의 거친 말에 술집에서 관심이 몰렸고 남자일행이 우리(커플) 편을 들자 여성일행이 남성을 카메라로 촬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글은 익명으로 올라왔다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비슷한 시각 유튜브 등에 올라온 '이수역 폭행사건 직전 상황'이란 제목의 영상엔 A씨로 추측되는 여성 일행 2명이 남성 혐오적인 표현을 쓰는 모습 등이 담기기도 했다. 다만, 출처와 영상 내용이 불분명하고, 편집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목격담과 영상에 대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공개된 발언이 사실일지라도 폭행을 정당화할 사유는 아니'란 취지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동작경찰서는 양측 진술이 엇갈리자 목격자 조사와 CCTV확인부터 한 상태다.
경찰은 15일부터 목격자 조사부터 시작해 당사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 사건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강력팀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