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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없었던 전원책 회견…'불명예'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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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이어 강제 퇴출, 활동의지 안 굽혀 "보수재건 계속"
김병준 비대위도 상처, '영입 실패' 黑역사 이어가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자유한국당에서 퇴출당한 전원책 변호사에게 반격의 '한 방'은 없었다.

전 변호사는 14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그간의 심정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지난 9일 휴대전화 문자로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임된 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신경전을 이어가던 참이었다.

당초 해임 사유와 관련 김 위원장의 특정 계파 인사에 대한 조강특위 위원 청탁 의혹 등이 폭로될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전 변호사는 말을 아꼈다. 향후 정치 행보의 말리를 두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그는 "보수의 재건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강제 퇴출된 뒤 다시 정치권에 중용된 사례가 드물어 정치 행보가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

전 변호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겨냥, "나는 그분의 수족이 아니다. 복종할 것을 바랐다면 진작 말했어야지 실수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전 변호사 해임 건에 대해 "팔을 잘라내는 기분"이라며 심경을 밝힌 것을 반박한 발언이다.

그는 "지난 9일 오후 1시 21분 문자 메시지로 저는 해촉됐다. 문자를 받았던 그 시간에 이미 대문 밖에는 수많은 카메라들이 모여들었다. 구순의 어머니는 대문 밖을 내다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자 해촉'에 대한 반감과 자신에게 통보에 앞서 언론이 먼저 알고 있었던 점에 대한 서운함을 피력한 것이다.

서운함은 '김영란법 위반' 논란을 제기하는 것으로 이어져서 피력됐다. 그는 "조강특위 위원과 비대위원 간 만찬이 하루 전에 고지돼 저는 이를 거절했다"며 "최고급 식당의 그 만찬에 당비가 사용된다면 이는 우리 세금으로서 도덕성에 문제가 있으며, 만약 특정인이 낸다면 김영란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 거절이 잘못일까"라며 김 위원장을 질타했다.

전 변호사의 지적을 전해들은 김 위원장도 바로 맞받았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이 위원들에게 밥을 사는 것은 김영란법 위반이 될 수 없고, 그날은 취임 100일 기념일이다. 우리 당 의원들이나 그런 분들한테 사는 것이 아니고, 비대위원들, 조강특위 위원들, 당무감사위원장, 말하자면 외부 위원들을 대접하는 자리였다"고 반박, 설명했다.

하지만 전 변호사는 김영란법 위반 시비만 제기했을 뿐 김 위원장에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지 못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편향된 인사를 청탁했다는 최초 문제제기를 이어가지 못한 채 "이 문제는 결국 서로에게 돌을 던지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면 말할 것"이라며 "나는 깨끗하고 그분은 나쁘다는 식으로 말하면 제 얼굴에 침을 뱉은 행위가 된다"고 주워 담았다.

'전원책 사태'로 '김병준 비대위'도 상처를 입을 전망이다. 벌써부터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금 이제 마무리 단계인데 그리고 결정된 것을 다 집행하는 단계인데 집행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그건 아니다. 그래서 그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오는 2~3월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당을 계속 운영하며, 현역 의원의 '지역구 당협위원장 직 박탈'과 같은 인적 쇄신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미 동력이 상실된 비대위가 '칼질'에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해 당 안팎의 관측은 회의적이다. 때문에 김 위원장 역시 인명진 목사, 김희옥 전 헌법재판관 등 앞선 비대위원장들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당사(史)에서 비대위가 성공한 사례는 정치권 인사 대선 주자와 같은 유력 인사들이 공천권 등에 전권을 행사했던 경우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출범의 발판이 됐던 2012년 '박근혜-김종인 비대위', 2016년 '문재인-김종인' 비대위가 그런 사례다.

비대위의 운명처럼 외부에서 수혈된 영입 인사들 역시 정치권에 착종하기도 매우 어렵다. 전 변호사에 앞서 최근 사례로는 류여해 교수가 최고위원에 선출되는 등 '태극기 아이콘'으로 급부상했었으나, 홍준표 전 대표와의 불화 끝에 퇴출됐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포기, 안대희 전 대법관의 총선 낙선 등도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에 대해 야권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외부에서 날고 긴다는 인사들도 결국 정치권에선 온실 속 화초와 같아 실패하기 마련"이라며 "정치는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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