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부분이 연탄을 사용해 겨울을 나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백사마을.
추운 겨울에도 온수가 나오지 않아 연탄불로 물을 데워 써야 하는 이 마을엔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특별한 목욕탕이 있다.
바로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설립한 비타민 목욕탕이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 위치한 비타민 목욕탕.
연탄나눔으로 지역 어르신들을 섬겨온 연탄은행은 마을에 목욕탕이 없어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무료 목욕탕을 마련했다.
겨울철 따뜻한 물 사용이 어려운 데다, 대중목욕탕을 이용하기엔 30분 이상 걸리는 먼 거리와 목욕비가 어르신들에게 큰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펀딩과 모금 운동 등 600여 명의 시민들의 후원으로 지난 2016년 처음 문을 연 비타민 은행은 이름 그대로 백사마을의 활력소가 됐다.
백사마을 주민 김마리아(80) 씨는 "집에선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겨울엔 너무 추웠다"며 "이젠 일주일에 한 번 목욕탕 오는 날이 가장 행복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 김기분(72) 씨는 "무릎과 허리가 아파 대중목욕탕에 가지 못하고 제대로 씻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았다"며 "목욕탕이 생겨 너무 감사하고 좋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이자 비타민 목욕탕에서 목욕봉사를 하는 김점례(74) 씨는 "목욕뿐만 아니라 세탁기와 건조대가 구비돼 있어 이불빨래도 지원하고 있다"며 "비타민 목욕탕이 주민들의 위생과 건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 말했다.
현재 100여 명의 어르신들이 매주 한 번씩 찾는 비타민 목욕탕은 주민들이 함께 목욕하며 교제하는 마을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건조한 겨울철, 화재에 특히 취약한 쪽방촌 어르신들에게 소화기를 전달하는 행사도 마련됐다.
지난달 30일, 초동교회 김흥업 권사는 돈의동 쪽방촌 어르신들에게 간이 소화기 600여 개를 전달하고 소방교육을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초동교회에서 열린 소화기 나눔 행사.소방대원이 쪽방촌 거주 어르신들에게 소방교육을 하고 있다.
쪽방촌 어르신들은 소방대원으로부터 화재가 났을 때 초동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우고, 직접 간이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는 연습을 하며 안전한 겨울나기를 준비했다.
김 권사는 "혹여라도 화재가 나면 7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일시에 큰 변을 당하진 않을까 항상 걱정했다" 며 "큰 소화기를 사용하기에 힘이 모자란 노약자들을 위해 간이 소화기를 준비했다" 고 말했다.
기독 NGO들도 에너지 빈곤층들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나선다.
월드비전은 내년 3월까지 '난방온 캠페인'을 통해 자녀가 있는 1,200여 저소득 가정에 총 3억 6천만 원 규모의 난방비와 난방용품 구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2006년부터 꾸준히 에너지취약계층을 도와온 굿네이버스는 올겨울, 저소득 가정 350세대와 사회복지시설 95개에 난방비를 지원하는 '사랑의 난방비 사업'을 진행한다.
기아대책도 내년 2월 말까지 '희망온 캠페인'을 벌여, 국내결연아동 2500여 가정과 지역아동센터 등에 난방비와 주거보수 비용을 지원하며 소외계층의 따뜻한 겨울 나기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