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31사단 이유리(오른쪽) 중사와 남편 (사진=육군 제31보병사단 제공/연합뉴스)
신혼여행 길에 나선 육군 간호부사관이 비행기 안에서 환자를 응급처치한 미담이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 제31보병사단 의무근무대에서 간호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유리(28) 중사는 남편 윤호준 중사(11공수특전여단)와 함께 지난달 29일 신혼여행지인 태국 푸껫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10월 13일에 결혼식을 올렸으나, 각자의 부대 일정 탓에 결혼식 2주 후에서나 신혼여행에 나설 수 있었다.
늦은 만큼 더 설렌 신혼여행 길, 비행기가 이륙한 지 5시간여가 지났을 때쯤 갑자기 기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응급환자가 있으니, 기내에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계속되는 다급한 방송에 이 중사는 기내에 의료진이 없다는 것을 짐작한 이 중사는 "응급구조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 중사는 승무원에게 자신이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음을 밝히고, 환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여성 승객은 경련을 일으키며 정신이 혼미한 채 큰 소리를 내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환자의 가족들은 환자가 뇌전증 병력이 있다고 알려줬다.
이 중사는 환자를 진정시키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이윽고 환자는 조금 의식이 되찾아 "누군데 나를 도와주느냐"고 물을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 중사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환자가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통로에 눕혀 회복을 끝까지 돕고, 비즈니스석으로 옮길 수 있게 했다.
환자의 보호자는 이 중사에게 "아내의 아픈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덕분에 아내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공사 측은 이 중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소정의 기념품과 감사의 서신을 보냈다.
감사 서신에는 "환자의 건강상태를 바로 확인해주고, 의학적 조언을 해줘 환자는 물론이고 탑승객 모두가 안전하게 비행을 마칠 수 있었다"며 "기내 응급 상황 발생 시 전문가의 헌신적인 도움은 매우 귀중하고 뜻깊은 일이기에 고객의 헌신에 매우 감사하다"고 적혀있었다.
이 중사는 이러한 미담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숨겼으나, 서신을 확인하는 모습이 동료에게 목격돼 사연이 부대 내에 알려지게 됐다.
이 중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며 "환자가 건강을 되찾아 다행이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 중사와 함께 근무하고 있는 31사단 의무근무 대장 김해중 소령은 "이 중사는 간호부사관으로 직무지식이 풍부하고 매우 성실한 간부이다"며 "부대 생활 또한 주변 사람들의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