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어때요' 두산 내야수 김재호가 7일 SK와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인천=노컷뉴스)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SK의 한국시리즈(KS) 3차전이 열린 7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하던 두산 내야수 김재호(33)는 베테랑답게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KS만 벌써 6번째였고, 2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주장 오재원과 함께 고참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4번 타자 김재환도 2차전 승리 뒤 "두 형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후배들을 잘 다독인다"고 말했다.
김재호는 "사실 KS를 앞두고 1차전은 지라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한 역설이었다.
나름 이유도 있다. 김재호는 "정규리그 끝나고 3주 이상 쉬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감각이 떨어진다"면서 "그리고 긴장도 되기 때문에 1차전이 힘들 거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는 플레이오프(PO)를 치르고 올라와 1차전에 경기 감각이 이어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2위로 NC와 PO를 거쳐 KS에 나섰다. 비록 KIA에 밀려 준우승했지만 1차전은 이겼다. 공교롭게도 PO 1차전은 졌다. 김재호는 "2015년에는 상대가 흔들리는 등 변수가 있었다"면서 "2016년 KS는 사실 워낙 전력 차이가 컸다"고 부연했다.
과연 두산은 1차전에서 3 대 7로 졌다. 실책을 범하고 11개의 잔루를 기록하는 등 두산답지 않았다. 김재호 역시 승부처에서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김재호는 "경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면서 "그런 얘기를 해주면서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줬다"고 말했다. 두산은 2차전에서 7 대 3 승리로 1차전 패배를 되갚았다.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우승 확률 90% 이상이 걸린 3차전. 김재호는 "어차피 방망이가 잘 맞지 않으니 수비만 잘해야 겠다는 마음뿐"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과연 긴장이 풀린 두산이 3차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