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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와 갈등?' KBO "퇴출은 이장석만, 구단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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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어떻게 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불거진 히어로즈 구단과 갈등에 대해 해명하면서 이장석 전 대표의 영구 실격은 가능하나 구단 제명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정운찬 KBO 총재.(이한형기자)

 

프로야구 히어로즈가 6일 키움증권과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발표했다. 히어로즈는 5년 동안 총액 500억 원 이상의 지원을 받게 돼 안정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해졌다. 선수단과 팬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계약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굳이 가을잔치인 한국시리즈(KS) 기간에 발표했어야 했나라는 불만이다. 가뜩이나 늦어진 가을야구 흥행에 노란 불이 켜진 상황에 관심도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6일 "정운찬 KBO 총재도 이장적 히어로즈 전 대표의 영구 실격 결정을 KS 이후로 미룰 뜻을 보였다"면서 "이렇게 배려를 했는데 히어로즈가 스폰서십 발표를 서둘러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총재는 지난달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횡령과 배임으로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 대해 "히어로즈가 포스트시즌을 벌이고 있어 끝난 뒤에 영구 실격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이미 구단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가운데 ㈜서울 히어로즈의 최대주주는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BO와 히어로즈가 구단 운영과 관련해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130억 원이 넘는 트레이드 뒷돈 파문 등 구단 운영에 문제점이 드러난 히어로즈는 KBO로부터 벌금 5000만 원과 환수금 6억 원을 부과받았다. KBO는 KS가 끝나는 대로 환수금에 대해 공식 요청을 예정이다.

나아가 KBO가 히어로즈 구단을 퇴출시키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뒷돈 파문 등 문제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구단의 대기업 매각을 KBO가 원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실제로 KBO가 이 전 대표를 면회해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라고 정식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히어로즈가 거액의 장기 후원 계약을 맺어 KBO가 불편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수십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수감 중인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박종민 기자)

 

이에 대해 KBO는 사실상 구단 퇴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장 총장은 "KBO가 이 전 대표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조치는 거의 취했다"면서 "그러나 구단 제명은 KBO 사장단 모임인 이사회와 구단주 모임인 총회에서 의결될 사안(정관 제 16조)"이라고 말했다.

장 총장은 "제명할 수 있는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영구 실격은 KS 이후 총재가 결정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구단 제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KBO 관계자는 "야구 규약 제 11~14조에 구단 제명과 관련한 부분이 나온다"면서 "법률적 검토를 했지만 이 전 대표의 개인 횡령과 배임으로 구단 제명까지 가기는 어렵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를 만나 공식 요청한다는 부분도 가능성이 낮다. KBO 관계자는 "이미 이 전 대표는 구단 임직원에서 물러난 상황"이라면서 "현재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를 만날 계제도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히어로즈와 KBO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것만큼은 분명해보인다. 장 총장은 "키움증권과 계약 소문이 처음 증권가 쪽에서 들려온 이후 히어로즈 박준상 대표가 정 총재를 찾아왔는데 SK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둔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박 대표가 키움증권 고위 관계자와 대동했는데 정 총재는 '애초 약속에 없었으니 만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 박 대표만 만났다"고 전했다. 둘 사이에 시그널이 맞지 않는 대목이다.

히어로즈의 입장도 이해가 가는 부분은 있다. 이미 소문으로 밝혀진 상황에서 서두르지 않으면 계약이 틀어질 수 있다. 또 KS 경기 당일이 아닌 이동일에 발표해 나름 배려를 했다는 명분도 있다. 무엇보다 장기 계약을 맺어 구단 제명과 관련한 여론을 일축할 수 있는 것이다.

일단 KBO는 KS 이후 히어로즈와 관련된 사안들을 집중 검토할 예정이다. 뒷돈 트레이드 파문 등 리그를 뒤흔든 중대한 사안인 만큼 이 전 대표의 영구 실격과 구단 제명 등을 깊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과 관련해 차단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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