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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정 12개 사안 합의했지만…여전히 갈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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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한반도평화·탈원전 등 시각 차 여전
고용비리 근절·선거제도 개혁도 해결책 동상이몽
여야 대치 상황서 머리 맞대고 대화 물꼬 튼 것은 긍정적

5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를 열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5일 첫 회의를 열고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문까지 발표했지만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은 여전했다.

저출산 대책과 소상공인 보호, 지방분권 등에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지만 근로유연성과 규제개혁, 한반도 평화, 에너지 등과 관련한 정책에서는 합의문 도출에도 불구하고 온도차를 나타냈다.

여야정은 최우선 과제로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경제와 민생 상황 개선을 꼽으며 합의문에 경제 활성화를 앞세웠다.

이에 대한 실천 방안으로 탄력근로제의 확대 적용 등 보완 입법 조치 마무리와 규제혁신 관련법과 신산업 육성 지원법의 처리 적극 추진을 합의했다.

그러나 초당적으로 입법을 보완하고 지원하겠다고 한 탄력근로제의 확대 적용과 규제혁신에 대해 정의당은 대놓고 윤소하 원내대변인 명의로 반대 의견을 내놨다.

합의되지 않은 사안을 합의했다고 발표한 셈이다.

여야정이 "일자리 창출과 노사 간 새로운 협력 모델"이라고 평가한 광주형 일자리도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에서 여전히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어 추진에 대한 총의가 온전하게 모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합의 추진에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겉으로는 봉합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이견이 대립 중인 사항들도 많았다.

취업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추진과 관련해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정부의 전수조사가 시작됐다. 고용세습 문제는 여야가 함께 근절시켜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한 반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의 전면적인 국정조사를 정부·여당이 수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다른 입장을 내놨다.

또 하나의 초당적 협력 사항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이견도 여전했다.

5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를 열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와 더불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환영을 당부했지만 김성태 원내대표는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에너지 정책과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놨다.

에너지 정책에 대해 합의문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기초로 원전기술력과 원전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탈원전'이라는 기본 원칙에는 흔들림 없는 채로 원전의 기술력이나 산업경쟁력을 유지한다고 해석했다. 반면 김성태 원내대표는 "과감한 탈원전 정책 수정을 요구했다"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초에 탈원전 에너지 전환정책 재검토가 주장됐는데 합의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표성과 비례성 강화를 중심으로 한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으로 사전에 없던 선거 연령 18세 인하가 담겼는데 이에 대해서도 당별로 온도차가 있어 "향후 협의하자"는 수준으로 합의문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합의문 뒷부분에 포함된 선거제도 개혁과 방송법 개정, 원전산업 경쟁력 유지 등은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시 없이 '논의한다', '추진한다'고만 명기한 점도 다소 부실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다만 여야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 특별재판부 설치, 고용세습 국정조사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주재 아래 머리를 맞댄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국회에서 실무 논의를 하기로 한 점은 향후 대치 국면 해소를 위한 물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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