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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공교롭게도 뼈아팠던 두산 '외인 타자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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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지난해 가을 느낌이 안 나네' 두산은 4일 SK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완전치 않은 실전 감각 속에 먼저 1패를 안았다. 특히 7회말 무사 만루에서 삼진을 당한 데다 9회 통한의 실책을 점한 오재일의 부진이 아쉬웠다.(사진=두산)

 

우연일까. 공교롭게도 두산의 외국인 타자 공백이 유난히 두드러진 경기였다. 바로 그 자리에서 한 방만 터졌어도, 혹은 제대로 수비만 됐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SK와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3 대 7로 졌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KS에 직행하는 유리함을 얻었지만 억대 KS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 73.5%를 넘겨줬다.

일단 SK의 상승세가 대단했다. SK는 넥센과 플레이오프(PO)를 최종 5차전까지 치르는 격전을 펼쳤지만 피로와 후유증보다는 연장 대역전승을 거둔 기세가 선수단 전체를 지배한 것처럼 보였다.

SK는 PO의 극적인 기운을 KS에서도 이었다. PO 1차전 MVP 박정권이 6회 재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때렸고, 5차전 MVP 한동민이 1회 선제 2점 홈런을 날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정권은 9회 쐐기 희생타까지 3타점을 쓸어담아 PO에 이어 KS도 1차전 MVP에 오르며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을 재확인했다.

마운드에서는 김택형과 앙헬 산체스가 다소 흔들렸으나 김태훈과 정영일이 승부처에서 각각 2이닝과 1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를 지켰다. SK는 베테랑 톱타자 김강민의 멀티히트와 득점까지 가을에 강한 DNA를 과시했다.

'가을이 좋다' SK 박정권(왼쪽)이 4일 두산과 KS 1차전에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날린 뒤 한동민과 기뻐하는 모습.(잠실=SK)

 

반면 두산은 무뎌진 실전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 듯 두산답지 않은 플레이로 씁쓸한 패배를 안았다. SK와 같은 7안타에 볼넷은 3개나 더 많은 9개를 얻었지만 3점에 머물렀다.

공교롭게도 외인 타자 공백이 아쉬웠다. 두산은 KS 1차전에서 1루수 오재일의 부진이 뼈아팠다. 오재일은 6번 타자로 나와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또 9회 통한의 송구 실책으로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7회말 타석이 아쉬웠다. 두산은 3 대 5로 뒤진 가운데 무사 만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7회 투입된 SK 좌완 불펜 김태훈은 안타 2개와 볼넷을 내주면서 분명히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오재일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산은 후속 김재호의 2루수 병살타로 반격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이닝을 마감했다.

물론 SK 배터리의 과감한 선택이 좋았다. 볼 카운트 2-2에서 한복판으로 파고든 김태훈의 시속 140km 중반대의 속구도 위력이 있었다. 그러나 만루에서 풀 카운트가 위험해 승부를 걸어올 확률이 높은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오재일의 스윙이 아쉬웠다. 사실상 두산의 추격 의지가 꺾인 장면이었다.

여기서 필요했던 것은 안타면 최상이겠으나 타점 1개를 올릴 외야 뜬공이어도 감사했다. 하지만 본인의 펀치력을 감안하면 가볍게 콘택트만 돼도 좋았겠으나 오재일의 스윙은 너무 컸다. 물론 유인구를 예상한 듯 타이밍도 늦었지만 두산으로선 정말 아쉬운 아웃이었다. 결국 부담이 가중된 후속 타자 김재호는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는 불운까지 겹쳐 병살타에 머물며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두산은 정규리그에서 일찌감치 외인 야수 없이 KS를 치를 의지를 다졌다. 정규리그를 17경기 남긴 지난 9월 20일 류현진의 LA 다저스 동료였던 스캇 반 슬라이크 방출을 결정했다. 반 슬라이크는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2푼8리 1홈런 4타점에 머물렀다.

앞선 외인 지미 파레디스도 21경기 타율 1할3푼8리 1홈런 4타점에 그쳐 퇴출된 바 있다. 두산은 사실상 외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른 셈이다. 43홈런을 때린 SK 제이미 로맥, 125타점을 올린 삼성 다린 러프까지는 아니어도 20홈런 80타점 정도, 평작 수준의 외인조차 없었다.

'다저스 갈까?' 지난달 두산에서 퇴출된 전 LA 다저스 스캇 반 슬라이크.(사진=두산)

 

외인 없이 시즌을 치른 두산은 이유가 있었다. 정규리그 역대 최고 타율(3할9리)에 득점권 타율(3할1푼7리), 득점(평균 6.5점) 1위를 올린 최강 타선이 있기 때문이다. 홈런(44개)과 타점(133개) 1위 김재환을 비롯해 양의지, 박건우, 최주환 등이 외인 공백을 잊게 했다.

하지만 KS 1차전에서 뼈저린 외인 공백을 절감해야 했다. 단기전에서 어차피 중심 타선은 상대 집중 견제에 시달리기 마련. 이날 3번 박건우는 5타수 무안타 3삼진, 4번 김재환도 4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대신 후속 양의지가 2타수 1안타 3볼넷, 최주환이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제몫을 했다.

그리고 다수의 기회가 7번 오재일에게 왔지만 살리지 못했다. 오재일은 3회 2사 1, 3루와 5회 1사 1, 2루에서도 각각 외야 뜬공과 삼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재일은 수비에서도 9회 1사 1, 3루에서 로맥의 땅볼을 잡아 2루로 악송구해 실점했고, 후속 박정권의 1타점 희생타까지 나와 최악의 1차전을 맛봤다.

두산으로서는 지난해까지 2년 동안 타율 3할1리 51홈런 171타점을 올린 닉 에반스가 크게 아쉬울 법하다. 에반스는 2016년 KS에서 4경기 타율 4할3푼8리 1타점 1득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KS에서 존재감이 없었고 부상 우려도 있어 올해 재계약하지 못했다.

오재일은 지난해 KIA와 KS에서 5경기 타율 3할1푼6리 1홈런 3타점을 올렸다. 볼넷도 3개, 출루율도 4할9리였다. 특히 지난해 NC와 PO 4차전에서는 홈런 4개와 9타점의 맹타로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을 세웠다.

두산으로서는 오재일이 지난해 가을의 모습을 빨리 되찾아 에반스에 대한 미련과 외인 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씻어내줘야 한다. 1차전에서 SK 1루수 로맥은 그래도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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