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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팬들의 '취향 저격'…'더팬' 잠든 음악세포 깨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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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스타' 박성훈 PD와 '판타스틱 듀오' 김영욱 PD 의기투합
"스타가 추천한 예비 스타들, 팬들이 스타 만드는 시스템"
"최종 우승자 아닌 우승자 만든 '팬클럽'에 집중할 것"
"15명 다양한 출연자들, 삶까지 담아낸 무대 선사"

'더팬'을 연출한 박성훈 PD와 김영욱 PD. (사진=SBS 제공)

 

"연애세포처럼 우리의 음악세포가 살아나면 좋겠습니다." (김영욱 PD)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음악 예능프로그램들 사이에서 SBS '더팬'은 어떤 차별성으로 시청자들과 리스너들을 공략할 수 있을까. '더팬'은 스타들이 발굴한 예비 스타들을 팬들이 스타로 만드는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이다. '케이팝스타'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던 유희열, 보아 등은 이제 자신의 취향을 소개하는 팬마스터가 되고, 15명 출연자들의 팬들이 이들의 운명을 최종 결정한다.

'케이팝스타'의 박성훈 PD와 '판타스틱듀오'의 김영욱 PD가 의기투합해 만든 프로그램인만큼, 이들 프로그램들의 장점이 어떻게 '더팬'에 녹아들지 눈길을 모은다.

'더팬'은 김 PD가 '판타스틱 듀오'를 해외 수출하며 인연을 맺은 스페인 방송국과 함께 새로운 기획을 구상하면서 시작됐다.

김 PD는 "전세계에서 제작된 다양한 음악 예능프로그램들 포맷이 있는데 이걸 다 피해서 무엇을 해야 새롭게 정조준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기획사가 스타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 스타의 자질을 먼저 발견한 사람들이 그들을 역제안하는 움직임이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저스틴 비버가 어셔에게 발굴돼 스타가 된 것처럼 그 과정을 녹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또 독특한 팬문화가 있는 한국의 특성이 팬 관련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뛰어난 인큐베이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프로그램의 전반적 기획의도를 밝혔다.

박 PD는 "음악 예능프로그램들이 워낙 많으니 서로 참고하고 발전하면서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고 비슷해진 부분도 있다"면서 "이 시대와 사회를 반영한 새로운 음악 예능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 우리 둘 다 밑바닥까지 꺼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참여하게 됐다. 취미가 사회적 현상을 만드는 시대에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김 PD와의 협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팬'의 흐름은 명확하다. 스타들이 자신의 취향을 저격한 뮤지션들을 추천하고, 그렇게 무대에 오른 다양한 뮤지션들이 유희열, 보아, 이상민, 김이나 등 팬마스터들과 함께 팬들을 모으는 과정을 담는다. 최종 5명이 남았을 때는 생방송 투표가 진행되며 최종적으로 단 한 명의 뮤지션이 무대에 남게 된다. 얼핏 들으면 국민 프로듀서 시스템을 도입해 반향을 일으킨 '프로듀서 101'과 다를 게 없는 느낌이다. 그러나 두 PD는 '더팬'의 투표 양상이 전혀 다를 것이라고 자부했다.

박 PD는 "단순히 대중들의 생방송 투표를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 방탄소년단 등의 경우에서 보듯이 작은 것에 열광한 팬들이 그 열광을 어떻게 집단화된 힘을 발휘시켜 아티스트에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지 담아보려고 했다. 평가자의 입장에 섰던 스타들이나 팬마스터들이 자신의 취향을 담아 이들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이를 평가받기 때문에 권력 이동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더 진정성 있고, 인생을 읽어내내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PD 역시 "15명의 출연자가 5명으로 추려지는 순간, 생방송에서 팬클럽끼리의 전쟁이 시작된다. 팬들이 우리 스튜디오로 올텐데 사실 중요한 건 최종 우승자가 누구인가보다는 어떤 팬클럽이 우승하느냐다. 거기에 방향성을 맞추고 싶다"라고 중요한 포인트를 밝혔다.

경연 방식으로 치러지는 대다수의 음악 예능프로그램들은 다수의 출연자들이 등장해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동력을 얻는다. 두 PD들은 스타들의 필터를 거쳐 무대에 선 15명 출연자들만으로 그 동력을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전했다. 팬마스터들이 검증된 출연자들 각자에 집중해, 더 깊은 음악 세계를 끌어내겠다는 심산이다.

박 PD는 "음악과 매력의 작은 문제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 찰나에 생기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내공이 깊은 팬마스터들은 자기들의 삶과 연결된 무대 위 퍼포먼스를 보편적 공감대로 확장시킬 수 있을 만한 분들이다. 단순히 기획사로부터의 발탁이 아니라 개인적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더 솔직하면서도 복잡하고, 공감 가능한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에서 어필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 가장 나이가 많은 출연자가 28살, 어린 출연자가 15살인데 다양한 폭에서 느껴지는 감정들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장담했다.

김 PD는 "팬들의 손에 선택권을 넘겨줬기 때문에 더 예리하고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다른 음악 예능프로그램에 나왔다면 정말 칭찬을 받았을 출연자도 트렌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전혀 다른 톤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출연자들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정말 이 친구들의 운명을 건 사안이라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소재로만 대하면 큰일난다는 생각으로 함께 상의해가면서 진행 중"이라고 느낀 바를 이야기했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이라면 늘 불거지는 서사의 신파적 연출, 출연자 인성 논란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케이팝스타'를 통해 수많은 일반인 출연자들을 접했던 박 PD는 "이 사람의 인생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VCR로 전형적인 구성을 해서 눈물을 짜내기 위한 용도로 접근하는 건 실패한다고 본다. 그들의 서사를 공감되게 하는 건 저희들의 숙제다. 삶의 이야기를 신파적으로 다룰 생각은 없다"면서 "인성 논란 등에 대해서도 우리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검증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문제가 생기면 가장 상처받는게 시청자들과 그 논란 당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나누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사전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과도하게 개인적인 부분을 우리가 요구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신개념 음악 예능프로그램을 자부한 SBS '더팬'은 오는 11월 24일 토요일 오후 6시 25분 시청자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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