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랜드 서울호텔에서 열린 유튜브 오리지널 드라마 '탑 매니지먼트' 제작발표회에서 (왼쪽부터) 안효섭, 서은수, 차은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지난해 4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 유튜브가, 이번에는 첫 한국 드라마에 도전한다. 멤버를 재정비해 차트 역주행을 꿈꾸는 아이돌 '소울'과 한 치 앞의 미래만 볼 수 있는 매니저 유은성의 만남을 그린 '탑 매니지먼트'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파크볼 룸에서 유튜브 오리지널 '탑 매니지먼트'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윤성호 감독, 서은수, 안효섭, 차은우, 정유안, 방재민과 유튜브 APAC 오리지널 책임자인 네이딘 질스트라가 참석했다.
'탑 매니지먼트'는 유튜브가 한국에서 선보이는 4번째 오리지널 콘텐츠이자, 첫 드라마다.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탑 매니지먼트'는 대형 기획사에서 야심 차게 내놨지만 운이 없어 고전하는 아이돌 소울(차은우-정유안-방재민 분)과 몽골에서 온 싱어송라이터이자 유튜브 스타인 현수용(안효섭 분), 약간의 예지력을 지닌 연습생 출신 매니저 은성(서은수 분)이 만드는 청춘물이다.
'은하해방전선', '출출한 여자',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내일부터 우리는', '게임회사 여직원들' 등 스크린과 TV, 웹, 모바일 플랫폼 등을 두루 거친 윤성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탑 매니지먼트'에서 각각 태오 역을 맡은 정유안, 연우 역을 맡은 차은우, 수용 역을 맡은 안효섭, 이립 역을 맡은 방재민 (사진=이한형 기자)
윤 감독은 처음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부터 차은우 출연이 결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제가 원래 아스트로 팬이라 차은우라는 아티스트가 얼마나 잠재력을 가진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차은우가 하면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안효섭 배우 덕분에 시나리오가 이어질 수 있었다. 예지력을 갖고 모험을 펼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서은수 씨를 만나면서 하기로 했고, 이후에 정유안, 방재민 씨를 만났다"며 "5년쯤 뒤에 봤을 때도 되게 젊은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오리지널의 첫 드라마라는 점만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사실 한국 아이돌 산업과 K팝을 소재로 한 작품은 이전에도 많이 나왔다. '탑 매니지먼트'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일까.
윤 감독은 "딱 그 고민 때문에 망설이고 주저했다. 기존에도 아이돌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서사가 많지 않나. 저도 아이돌 관련한 걸 계속 맡았고. 사전제작 드라마니까 서사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굉장히 힘든 영세 기획사에서 (위로) 올라가는 이야기거나, 탑이기 때문에 어깨에 힘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소울은) 대형 기획사에서 야심껏 데뷔시킨 아이돌 그룹이다. 비유하자면, 후계자가 되자마자 떨어진 왕세자 3명이 궁궐에 있는데, 몽골에서 온 무사가 함께하게 된다. 아이돌을 준비하다 결국 안 된 여성이 나는 미운 오리 새끼일지 모르지만 백조를 다루는 데에는 마이더스의 손이 아닐까 하는 얘기다. 예지력이라는 치트키를 남용해서 성공하지는 않는다. 미리 보는 장면이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 매니저로서는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더 옳은 선택을 하려고 한다. 단순히 아이돌을 다뤘다기보다 청춘들의 굉장히 흥미진진한 커뮤니티 모험담이라고 봤다."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의 촬영 환경이 특별히 다른 점이 있냐는 질문에 안효섭은 "이번 작품 하면서 감독님, 다른 배우분들과 얘기를 많이 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씬의 완성도를 높일지. 그런 점이 (일반적인) 미니(시리즈)랑 좀 달랐던 것 같다"고 답했다.
'탑 매니지먼트'의 연출을 맡은 윤성호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차은우는 "학생분들이 유튜브를 정말 즐겨보시지 않나. 접하기 쉽기도 하고. 제 친구들과 동생들도 많이 본다. 그 점이 미니(시리즈)랑 다른 점이 아닌가"라며 "배우들, 감독님이 다르지 촬영하면서 달랐던 점은 없다. 좋은 작품을 위해 똑같이 달려간다는 공통점만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극중 예지력을 지닌 설정의 서은수는, 보고 싶은 미래가 있느냐는 질문에 "예지력으로 (앞날을) 보는 건 중요하지 않고 현재가 중요하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면서 "큰 꿈은 없고 '탑 매니지먼트' 조회수가 많은 것, 수치만 보면 되니까 그걸 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탑 매니지먼트'는 멀티 플롯의 드라마다. 극중 소울의 열정 넘치는 리더인 태오(정유안 분)도, 시도 때도 없이 팩트 폭력을 날리는 막내 이립(방재민 분)도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매회 독립된 에피소드가 있지만, 동시에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가는 구조다.
윤 감독은 "저희 드라마는 멀티 플롯의 드라마다. 한 명이 주인공이 아니라 모두한테 서브플롯이 있다"며 "어른들이 기획해서 어른들이 나오는 드라마가 아니라 같이 만들어가는, 여성이 성장하며, 왕세자들이 스스로 자기 인생을 구하는 드라마다. 예쁘게 너그럽게 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튜브의 국내 첫 드라마 '탑 매니지먼트'는 총 16부작으로 오늘(31일) 밤 11시에 1~8부가, 내달 16일 9~16부가 차례로 공개된다. 원더케이 유튜브 계정에서 볼 수 있다. 1~3부까지는 무료 공개되고 4부부터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유료 결제해야 한다.
유튜브 오리지널 드라마 '탑 매니지먼트'는 오는 31일 밤 11시 원더케이 유튜브 계정에서 공개된다. (사진=Studio 329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