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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 1일 24시간 노동"… CJ ENM 등 고발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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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룸', '플레이어', '손 더 게스트', '프리스트' 제작사 등
근로조건 명시·연장근로 제한 등 근로기준법 5개 항목 위반 혐의
초장시간 노동, 각종 수당 지급 안 하기도
한빛센터 탁종열 소장 "지금 제동 걸지 않으면 잘못된 관행 생길 수 있어"

OCN 주말드라마 '플레이어' (사진=OCN 제공) 확대이미지

 

10월 24일 07:30 촬영 시작
10월 25일 03:30 촬영 종료
10월 25일 05:00 서울 도착
10월 25일 09:00 집합
10월 26일 02:30 촬영 종료
10월 27일 07:30 촬영 시작
10월 28일 04:00 촬영 종료
10월 28일 07:45 집합
_ tvN 주말드라마 '나인룸'

9월 28일 06:00 촬영 시작
9월 29일 02:50 촬영 종료
9월 29일 08:00 촬영 시작
9월 30일 07:00 촬영 종료
9월 30일 10:30 촬영 시작
10월 1일 07:40 촬영 종료
_ OCN 주말드라마 '플레이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소장 탁종열, 이하 한빛센터)가 30일 공개한 tvN '나인룸'과 OCN '플레이어'의 촬영 일지다. 제작사가 제공한 '플레이어' 7월 촬영 일정은 더 고됐다. 7월 5일 오전 6시 시작한 촬영은 7월 6일 오전 6시에 종료돼 꼬박 24시간 지속됐다. 7월 6일은 촬영을 쉬고, 7월 7일에는 오전 7시 20분에 모여 7월 8일 오전 4시 30분에 촬영이 끝났기 때문이다.

tvN '나인룸', OCN '플레이어', '손 더 게스트', '프리스트'(방송 예정)등 총 4개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와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한빛센터는 30일 고용노동부(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손 더 게스트' 제작), 김종학프로덕션('나인룸' 제작), 아이윌미디어('플레이어' 제작), 크레이브웍스('프리스트' 제작)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한빛센터는 이들 회사가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제50조(근로시간), 제53조(연장 근로의 제한),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 제70조(야간 근로와 휴일 근로의 제한)를 위반했다고 봤다.

OCN 수목드라마 '손 더 게스트'와 오는 11월 24일 첫 방송을 앞둔 OCN 주말드라마 '프리스트' (사진=OCN 제공) 확대이미지

 

가장 상황이 심각한 곳은 OCN '플레이어'다. 한빛센터는 "'플레이어'는 9월 29일~10월 1일 기간에 하루 3시간도 자지 못하고 촬영했으며, 10월 2일은 22시간 20분, 10월 7일은 23시간 촬영했다. 급기야 10월 9일 밤 9시경 카메라 스태프 중 1명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119에 실려 가는 일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비로소 촬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한빛센터는 "'플레이어' 일부 스태프는 (촬영)회차 당 임금을 받지만 하루 8시간을 일하나 23시간을 일하나 똑같은 임금(일당)을 받고 있으며, 다음날 휴차할 때는 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어'는 스태프 제보가 잇따르자 스태프와 협의해 1일 16시간을 넘기면 그 시간에 상관없이 일급 50%를 수당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를 악용해 1주 100시간의 장시간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CN '손 더 게스트'에 관해서는 "10월 7일부터 10월 13일까지 휴식시간 제외하고 1주 91시간 촬영했고,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하루의 휴가도 없이 촬영했다. 제작사가 제공한 촬영일지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근로시간은 87시간 35분, 셋째 주는 95시간 40분으로 근로기준법 근로시간 제한 규정을 위반했고, 시간 외 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빛센터는 "OCN '프리스트'는 9월 5일 오전 6시 30분에 촬영을 시작해 다음 날 오전 5시 30분에 종료했고, 9월 6일은 오전 8시에 촬영을 시작해 9월 7일 오전 2시 30분에 종료했다. 10월 21일은 오전 8시에 촬영을 시작해 23시간 30분 동안 촬영했다"고 밝혔다.

tvN '나인룸'을 두고 한빛센터는 "이처럼 스태프는 1일 20시간이 넘는 장시간 촬영을 했지만,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1일 8시간 이상 근로를 할 경우 당사자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시간외수당, 야간근로수당도 지급하지 않아, 실질적인 강제노동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한빛센터는 오랫동안 유지된 드라마 제작 관행에서 이 같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범람한다고 판단, 그동안 방송사·제작사와 제작 환경 개선 활동을 해 왔다. 그 결과,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9월, '1주 노동시간 68시간으로 제한, 1일 16시간 근무, 휴식시간 보장, 스태프협의회 구성' 등을 요지로 한 제작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공표되지도 않았고 지켜지지도 않았다는 게 한빛센터의 설명이다.

한빛센터 탁종열 소장은 30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또 잘못된 관행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가 발생할 시) 계속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탁 소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tvN 주말드라마 '나인룸' (사진=tvN 제공) 확대이미지

 

▶ 그동안 한빛센터는 제작 환경 개선을 목표로 방송사, 제작사와 협의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협의를 몇 차례 진행했고 언제 중단했는지.

'제작가이드라인' 합의(9월) 후, 1주일에 한두 번씩 직접 만나거나 문자 연락을 했다. '나인룸', '플레이어', '손 더 게스트', '프리스트'에 '빅 포레스트'까지 했다. 지난 26일 故 이한빛 PD 추모제 때 '나인룸' 스태프 제보가 왔고, 그날 저녁 CJ ENM 관계자 만나서 상황을 전달했다. 그때 제작사에도 알리겠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제보받고 28일에 현장에 갔을 때 '나인룸' 조연출은 저를 위협적으로 방해했다. 저희가 협의한 기간이 10월, 국감 기간이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더라. 더 이상 협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 오늘 고발 대상이 된 드라마 외에도 다른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인룸'은 제보하신 분이 9명 정도 된다. 한 드라마에서만 그만큼 나온 것이다. '플레이어'도 많고, '프리스트'도 '손 더 게스트'도 (제보를) 한두 명이 하는 게 아니다.

▶ 고용노동부에 고발한다는 법적 대응을 하게 된 배경은. 혹시 다른 드라마 현장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제보가 오면 그것도 고발할 것인지.

계속 고발할 것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가이드라인 만들기 전부터 촬영이 진행됐다는 얘기를 하며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다. 요란하기만 하고 실속은 없는 것이다. 지금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또 잘못된 관행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제작 현장에 계신 분들이 근로기준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지를 모른다. '나인룸' 조연출은 (한빛센터에) 촬영 상황이 어떤지 알고 그러는 거냐면서 왜 그동안은 고발을 안 했냐고 했다. 개선할 시간과 기회를 준 것인데도 상황 인식을 거의 못 하고 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게 지금 당장은 불편하지만 결과적으로 (스태프들이) 일하기 편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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