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청와대는 29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임종석 실장이 자기 정치를 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임 실장이 철원 화살머리 고지를 방문한 것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위원장으로서 상황을 점검하고 이행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화살머리고지에서 돌아온 뒤에 (유해발굴 현장) 동영상에 내레이션을 한 것은 임 실장 본인이 주도적으로 한 게 아니라, 국민소통수석실에서 그 내용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하는 과정에 (임 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인 지난 17일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이뤄진 남북공동 유해발굴 현장에 다녀왔고, 청와대는 26일 임 실장의 나래이션이 담긴 3분58초 가량의 영상물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하나의 최순실을 보고싶지 않다"며 "자기정치를 하고 싶다면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맹비난했다.
손 대표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 순방 중 국정원장, 국방장관, 통일장관을 대동하고 DMZ을 시찰하더니 청와대 홈페이지 첫 장에 임 실장의 방문 영상이 방영되는 촌극이 벌어졌다"며 "이것이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정치의 폐단"이라고 꼬집었다.
손 대표가 언급한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은 박정희 유신정권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1979년 10·26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숨졌다. 최순실씨는 지난 8월 국정농단 항소심(2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임 실장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전인 지난달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연인지 몰라도 주요 정당의 대표 분들이 우리 정치의 원로급 중진들이다. 저는 이 분들의 복귀의 목표가 '권토중래'가 아니라 '희망의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었으면 한다. 이미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청와대가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 동행을 제안했다 거절당한 뒤 게재된 것이라 손학규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고, 실제로 손 대표도 "비아냥으로 들린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