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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불감증 고개…"가해자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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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반연 "공연계 성폭력 가해자 '관대한 복귀' 시작"
"가해자에 대한 연민 아닌 '생존자와의 연대' 필요"

지난 3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미투생존자연대 발족식에서 권력형 성폭력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가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성범죄를 저지른 문화예술인들이 속속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는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성반연)은 27일 관련 성명을 통해 "가해자가 돌아왔다"고 전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얼마 전 한 공연의 포스터를 발견했다. 2016년 동료 여성 스태프를 불법 촬영하여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으로 징역 5개월을 복역한 배우의 이름이 출연진 란에 적혀 있었다."

성반연은 "이 배우는 작년 5월에도 같은 연출가와 공연을 올린 바 있고, 당시 해당 연출가는 인터뷰를 통해 '그 사실을 몰랐다'라고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 그 사실을 '아는' 연출가는 '같은' 배우를 섭외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난 2월 동료 스태프에 대한 상습적인 성추행이 드러나 공연계에서 자취를 감춘 어느 배우는 곧 개봉 예정인 어떤 영화에 출연했다고 한다"며 "영화 촬영 중 성폭력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배우는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2차 가해를 일삼으며 불법적인 후원금을 취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는 알고 있었다. 가해자가 돌아오리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의 연극계, 이 사회는 가해자의 복귀에 충분히 관대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관대한 복귀'가 이어질수록 가해자들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폭력을 저지르더라도 자신을 다시 받아줄 곳과 누군가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이 관대함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이상, 가해자가 돌아오고 피해자가 떠나야하는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성반연은 "지난 2월, 관객들은 성범죄자의 무대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공연계가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외쳤다"며 "우리는 이 외침에 부끄럽지 않게 응답하고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자신을 드러내며 가해자를 알린 생존자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생존자들의 분노와 고발에 기대어 싸울 것인가. 돌아오는 가해자들에 대한 연극인들의 책임 있는 연대와 대응이 필요하다."

성반연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해자에 대한 연민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난 2월 함께 약속했던, 생존자와의 연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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