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등이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하루 앞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유명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리 검토 등 조사 준비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사는 경찰조사가 진행되는 29일 하루 휴가를 낸 상황으로, 이날 경기도청으로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곧바로 경기 분당경찰서에 갈 예정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이한형 기자)
◇ 이지사 측 "법리검토 등 모든 조사준비 마쳐·문제 없을 것"
이 지사가 변호인으로 선임한 '화우'는 2003년 설립돼 2007~2011년 퇴직 검사(166명) 가운데 대형로펌에 취직한 46명 중 8명이 소속돼 있는 등 김앤장·광장 등과 함께 국내 5대 대형로펌으로 꼽힌다.
이 지사가 선임한 변호사는 판사출신으로,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선거캠프'에서 법률 자문을 하는 등 인연을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가 판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한 이유는 법리적 대응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 선거캠프의 법률지원 단장을 역임했고, 현재 이 지사의 법률대리인을 맡고있는 나승철 변호사의 경우 당초 29일 경찰조사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의 이른바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주 의혹 사건에 주력할 예정으로, 이번 조사에는 동행하지 않는다.
이 지사가 이번 경찰 출석에서 '화우' 소속 변호사 1명만을 대동하고 출석하지만 이 지사 본인도 변호사인만큼, 사실상 2명 변호사가 경찰조사에 대응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이지사측의 전언이다.
이 지사의 최측근은 28일 CBS노컷뉴스의 관련 취재에 "변호사이기도 한 이 지사가 내일 경찰에 '화우' 소속 변호사 1명만을 대동해 조사를 받으러 갈 것" 이라며 "조사에서 법리적 대응에 주력할 예정으로 관련한 법리검토, 근거자료 등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나 변호사와 '화우' 변호사 외에도 또 다른 변호사의 자문을 받는 등 조사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여러건이 있지만 모두 법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로 조속히 논란을 종결짓고 도정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윤창원 기자)
◇경찰, 법리검토 중요도 등 감안해 법률전문가 다수 투입이 지사 조사를 위한 경기 분당경찰서의 준비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에 대한 고발 사건 수사가 본격화 된 지난 6.13 지방선거 후 20여 명 규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전단팀을 꾸린 경기 분당경찰서는, 해당 전담팀(분당서 소속 2명, 경기 남부지역 다른 경찰서 2곳에서 파견된 2명 등)에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경찰관 4명을 포함 시켰다.
자치단체장의 수사에 4명의 변호사 출신 경찰관을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이 지배적으로, 이 지사가 변호사라는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경찰 역시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조폭연루설' 등 사건의 경우 쟁점이 다수인 것을 감안해 이 지사와 마찬가지로 법리검토가 사실관계 확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 여러명의 법률 전문가 투입이 불가피 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 지사는 경찰 조사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첫 촛불집회 2주년이 되는 내일 10시 저는 경찰수사를 받으러 분당 경찰서에 갑니다"란 트윗과 함께, 촛불집회 당시 '박근혜하야'를 요구하며 "끝까지 함께 싸워야 한다"고 발언한 장면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링크했다. 이는, 지지자들에게 조사에 임하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는 또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경기도 공공부문 휴게시설 관리규정 표준안' 정책을 홍보했다. 이 역시 흔들림 없이 도정을 수행하고 있음을 공무원, 도민 등에게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