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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로버츠야" 美 대통령도 비난한 다저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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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신입니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8일(한국 시각) 보스턴과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마운드 운용 실패로 역전패하며 벼랑에 몰렸다.(LA=게티이미지/노컷뉴스)

 

올해 메이저리그(MLB) 가을야구에서 선수 운용에 비판을 받고 있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미국 대통령의 비난까지 듣는 수모를 당했다.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WS) 준우승에 머물 위기에 놓였다.

다저스는 28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과 WS 4차전에서 6 대 9 역전패를 안았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밀려 벼랑에 몰렸다.

뼈아픈 역전패였다. 이날 다저스는 좌완 베테랑 선발 리치 힐의 눈부신 역투로 6회까지 4 대 0으로 앞섰다. 전날 역대 WS 최장인 7시간20분 만에 거둔 연장 18회 끝내기 승리의 기운을 잇는 듯했다.

다저스 타선은 상대 실책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다저스는 0 대 0이던 6회말 1사 만루에서 코디 벨린저가 1루 땅볼을 쳤다. 그러나 홈에서 포스 아웃을 만든 상대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의 송구 실책으로 병살 위기에서 벗어났다. 1점을 선취한 다저스는 2사 1, 3루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3점 홈런으로 단숨에 4 대 0으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다저스는 그러나 7회 반격을 허용했다. 호투하던 선발 힐이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넘겨주면서다. 힐은 그때까지 삼진 7개를 잡아내며 안타 1개와 볼넷 3개를 내줬지만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었다. 투구수는 91개. 리드를 감안하면 더 던질 만했지만 로버츠 감독은 투수를 바꿨다.

여기서 재앙이 시작됐다. 바뀐 투수 스캇 알렉산더는 브록 홀트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판했다. 1사 1, 2루에서 등판한 투수는 라이언 매드슨. 지난 2차전에서 류현진의 뒤를 이어 5회 2사 만루에 나와 밀어내기 볼넷 등 승계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인 바로 그 투수였다.

이번에도 매드슨은 버티지 못했다. 2사 1, 2루에서 대타 미치 모어랜드에게 우월 홈런을 맞고 3점을 내줬다. 힐과 알렉산더의 승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저스는 4 대 3으로 쫓겼다.

'잘 했지만, 넌 거기까지야' 로버츠 감독이 28일(한국 시각) 보스턴과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호투를 펼친 선발 리치 힐을 바꾼 뒤 격려하고 있다.(LA=게티이미지/노컷뉴스)

 

이후에도 로버츠 감독은 또 다시 잘못된 선택을 했다. 전날 1 대 0으로 앞선 8회 투입돼 통한의 동점 홈런을 맞은 마무리 켄리 잰슨을 또 8회 조기 투입했다. 결국 잰슨은 이날도 1사에서 스티브 피어스에게 동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2001년 김병현(당시 애리조나)에 이어 역대 WS 2경기 연속 동점 홈런을 맞은 2명의 투수가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결국 다저스는 9회 대타 라파엘 디버스에게 결승타를 맞는 등 대거 5실점하며 무너졌다. 9회말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2점 홈런을 나왔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1988년 이후 30년 만의 WS 우승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은 현지에서도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상대 선발 투수의 좌우완 여부에 따라 타자들을 일제히 바꾸는 이른바 '좌우 놀이'는 물론 선발 투수를 조기 강판하는 경향이 잦다는 지적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류현진이 패전을 안은 지난 2차전 뒤 "로버츠 감독이 거듭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고 전했다.

이날 투수 운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비판에 나섰다. 경기 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다저스 감독이 거의 7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억제한 선발 힐을 내리고, 긴장하고 있는 불펜 투수들을 기용했다"면서 "불펜 투수들은 두들겨 맞았고, 4점 리드는 사라졌다. 엄청난 실수"라고 꼬집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로버츠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나"라고 취재진에게 반문한 뒤 "대통령이 경기를 보고 있었다니 기분 좋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건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라고 비판을 일축했다.

지난 1992년 미국 대선에서는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조시 부시 당시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고 당선된 바 있다. 당시 클린턴 후보의 슬로건이 돌풍을 일으켰는데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였다.

올해 다저스의 WS에도 비슷한 구호가 어울릴 것 같다. "바보야, 문제는 로버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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