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마친 남북 대표단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11월까지 남북 각각 11개 지피의 병력과 장비가 완전히 철수되는 등 남북군사합의안 이행이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장성급회담에서 남북은 GP시범철수와 적대행위 중지,한강하구 공동조사 등 9월에 체결된 군사합의안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 일정에 특별한 이견없이 합의했다.
우선 남북은 올해 말까지 시범 철수하기로 합의한 남북 각각 11개의 GP에 대해 다음 달 말까지 병력과 장비를 철수하고 완전파괴 조치를 이행하며, 12월 중 상호 검증을 통해 모든 철수 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아울러 GP 시범철수 성과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나머지 모든 GP를 철수시키기 위한 실무협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남북은 다음 달부터 지상·해상·공중에서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새로운 단계별 작전수행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합의가 차질없이 이행될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남북은 또한 한강 및 임진강 하구에서 민간 선박의 자유항행을 보장하기 위한 사전조치로 군 관계자와 해운당국, 수로조사 전문가가 포함된 남북공동조사단을 각각 10명으로 구성해 다음 달 초부터 공동 수로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 이행과 관련해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 DMZ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및 도로개설 작업 등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 군사합의서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마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이 종결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회담 분위기도 좋았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우리의 소장)은 이날 회담 종결회의 발언에서 "오늘처럼 이렇게 북남 군부가 속도감 있게 제기된 문제들을 심도 있고 폭넓게 협의하고 견해를 일치시킨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남 군부가 수뇌분들의 뜻을 받들어 서로가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민족의 기대에 부합되게 얼마든지 잘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또다시 입증했다"고 만족해 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 공동유해발굴 지역에서 지뢰제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점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조치를 위한 지뢰제거, '남·북 유엔사 3자 협의체' 운영, 화기·초소 철수에 이어 현재 '3자 공동검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은 이날도 조속히 구성하기로 군사공동위원회는 1992년 안을 준용한다는 원칙만 확인하고 진전된 합의안을 도출하지는 않았다.
언제까지 구성한다는 일정에 대한 합의가 없이 '조속히' 구성한다고만 한 것이다.
군사공동위원회는 서해 평화수역과 시범 공동어로구역, 대규모 군사훈련,무력증강 등
민감한 군사분야 핵심 사안을 다루게 됐어 남북 모두 이심전심으로 급히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데 공감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뢰구축을 위해 가급적 쉬운 것부터 하고 군사적으로 예민하고 쟁점이 될만한 사안은 일단 뒤로 미뤄 부담을 덜자는 것이다.
이날 회담에서도 평화수역 설정과 관련한 서해북방한계선(NLL)인정 여부 등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김도균 소장은 "군사공동위가 가동되면 의제화해서 협의하기로 한 사항이기 때문에 오늘은 논의하지 않았다"며 "군사공동위가 가동되면 가장 관심있게 논의해야 될 과제로 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북군사공동위원회는 연내에 구성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게 됐다. 군당국 일각에서는 군사공동위 논의보다는 적대행위 중지와 GP 철수 등 이미 합의한 것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기류도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