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으로 돌아온 최용수 감독은 지금이 서울의 최대 위기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동력으로 극복하겠다는 분명한 자신감도 감추지 않았다(사진=FC서울)
“지금 이 상황을 지켜볼 수 없었다.”
‘독수리’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6년 6월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의 감독으로 선임되며 친정팀을 떠났던 최용수 감독은 창단 이후 최대 위기에 빠진 올 시즌 ‘소방수’로 긴급 투입됐다.
서울은 K리그가 스플릿 제도를 도입한 이래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에서 올 시즌 잔여 경기를 소화한다. 꾸준히 K리그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서울은 올 시즌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밀려난 것도 불편한 사실인데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점도 비참한 현실이다.
올 시즌 황선홍 감독이 물러나고, 이을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물려받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서울은 가장 최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용수 감독 체제로 돌아왔다.
최용수 감독은 25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강원과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4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883일 만에 돌아왔다. 현 상황을 마냥 지켜볼 수 없었다”면서 “들어와 보니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비상시국이다”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서울은 최용수 감독 복귀 후 치른 첫 경기였던 지난 20일 제주 원정에서 0대1로 패했다. 일단 출발부터 원하는 흐름을 잡지 못한 최용수 감독이다.
“최악의 상황에 내가 들어왔다”고 팀 전체적인 분위기를 소개한 최 감독은 “훈련을 하고 한 경기를 해보니 승리하지 못한 중압감이 크고, 선수들 사이의 소통도 문제가 있다. 지금 이 모습이 분명 서울의 모습은 아니다”라고 여러 문제를 진단했다.
'선배' 최용수 감독은 FC서울 감독으로 복귀한 뒤 최근 승리하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서로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후배'들에게 강조했다.(사진=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 같이 하나가 되는 끈끈한 팀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의 멱살을 잡고서라도 팀을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것이 내 역할이다. 예전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선수들과 신뢰를 공유해야 한다. 이번 주말 홈 경기에서 승리로 복귀 인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선보였다.
위기와 마주한 최용수 감독은 숨김이 없었다. “솔직히 하위 스플릿에서 경기한다는 건 상상도 안 해봤다”는 그는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매 경기가 승점 6점짜리다.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선수들에게 간절함과 승리에 대한 열망을 조금 더 강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위기가 기회’라는 격언은 당장 하위 스플릿 5경기부터 시작이다. 최용수 감독은 “(주전) 경쟁 구도로 가고 싶다”면서 “선수 본인의 노력 여부에 따라 기회는 본인 몫이 될 것이다. 나보다 선수들의 승리가 더 간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 부임 후 달라진 팀 분위기는 선수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황기욱은 “감독님이 오시고 질서나 규율, 기강이 잡혔다. 형들이 솔선수범하고 우리는 따라간다”면서 “분위기가 잡히니 동기부여도 되고 긴장감도 생겼다”고 달라진 팀 분위기를 소개했다. 윤종규도 “훈련강도가 강해졌다. 팀이 더 강해지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