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0월 24일 (수)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
◇ 정관용> 저희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기획한 생명사랑캠페인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여섯 번째 시간인데요. 2018년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를 지금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 열 가지 문제들을 선정해서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대안을 고민해 보는 시간 꾸며드리고 있죠. 오늘의 주제는 안전불감증. 그 가운데 특히 건설, 토목 이런 분야에서의 안전불감증 얘기입니다. 왜 이쪽 분야이냐. 최근에 가산동 싱크홀 사고, 상도유치원 붕괴, 이런 것들 여기저기 지금 터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 문제 주로 이야기를 나누고요. 위험이 경고되는 현장을 직접 다녀서 현장조사를 하고 계시는 전문가를 오늘 초대했습니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의 이수곤 교수를 모셨어요. 어서 오세요.
◆ 이수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리가 안전불감증 얘기할 때는 화재 얘기도 하고 해난사고 얘기도 하고 그러는데 사실 사고가 터지는 빈도로 보면 이렇게 건물붕괴, 건설 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 토목과정에서의 안전불감증. 이런 게 제일 많은 것 아닌가요?
◆ 이수곤> 그렇습니다. 빈번합니다. 많이 하니까요.
◇ 정관용> 전국에서 제일 많이 벌어지는 것이고.
◆ 이수곤> 그렇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많이 벌어집니다.
◇ 정관용> 그런데 거기에 진짜 안전불감증이 만연합니까? 교수님 생각할 때 어떠세요?
◆ 이수곤> 잘하려고 그러는데요. 시스템적으로 좀 없기 때문에 그걸 공무원이나 업자나 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시스템적인 공무원과 업자가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뭔지 오늘 좀 들여다봅시다. 우선 가산동 싱크홀, 상도유치원 붕괴 그 현장을 직접 다 다니시고 조사를 하시는 분이고 특히 상도유치원 같은 경우에는 유치원 측 의뢰를 받아서 조사를 하셨었잖아요. 그것 때문에 저랑 인터뷰도 하셨었고. 그렇죠? 그런데 이미 가서 보니까 위험하다고 다 하셨다면서요.
◆ 이수곤> 지금 문제는 뭐가 있냐 하면 지금 가산동이 8월 31일이고 지금 상도유치원이 9월 6일이거든요. 한 6일 정도인데 똑같은 것들이 지금 한 서울에서 공사하다가 무너지는데 가산동은 10일 전에 구청에 얘기했는데도 안 듣고요. 또 상도유치원은 한 6개월 전인데도 또 그게 안 되고. 저는 무너졌다는 사실보다는 이렇게 지금 경고를 주민들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게 해결이 안 된다. 그러니까 중재하는 사람이 없다. 결론적으로 붕괴까지 한다. 이게 중요한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게 시스템의 문제.
◆ 이수곤> 그거는 무슨 얘기냐 하면 국가에서 이미 해 줄 수 없다는 걸 얘기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국가에서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지금 재난 시스템을 사실은 지금 우리가 지금 세월호 사건 나고 나서 어떻게 보면 저희가 국민안전처 만들고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게 제가 보기에는 핵심을 제대로 한 것 같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서 세월호 사건이 2014년 4월 16일에 났는데 제가 4월 30일날 국회 공청회를 했었어요, 여러 안전 분야를 가지고. 그러면 저는 우면산 산사태 16명 사망사고를 가지고 했고, 또 화재 하는 사람이 있고 화생방 그리고 원자력 하는 분들도 와서 했는데
저는 사실은 우면산 산사태 16명이 사망했는데, 저는 사실은 그거가 2011년도 7월 27일에 붕괴했는데 9개월 전에 2010년도 9월달에 그때 오세훈 시장님한테 제가 정책의견서를 냈었어요, 49페이지를. 무너질 거다 이거. 그때 이미 우면산이 두 군데가 크게 무너졌었어요. 사람만 안 죽어서 그렇지. 그걸 그냥 넘기다가 된 건데 그때 그걸 이렇게 좀 그러면서 자기들이 방임하다가 무너지게 된 거거든요.
◇ 정관용> 잠깐만요. 좀 끊어갑시다. 그러니까 거듭 말씀이 2010년도, 즉 우면산 산사태 나기 몇 개월 전에 보고서까지 제출하셨다고요.
지난 2011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현장 (사진=박정호기자)
◆ 이수곤> 49페이지의 정책제안서를 줬습니다, 시장님한테.
◇ 정관용> 상도유치원도 유치원 측의 요청으로 현장 가서 조사하시고 위험하다. 조치해야 한다고 구청에 의견서까지 내신 거잖아요. 그런데 단지 지역주민들이 우리 왠지 위험해 보여요. 뭐 좀 해 주세요가 아니라 전문가께서 직접 현장조사한 검토 의견서까지 냈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게 법률적 효력이 없는 겁니까? 왜 안 되는 거예요?
◆ 이수곤> 사실은 우리 토목 기술이 전 세계적입니다. 전 세계에 가서 공사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나가서. 기술은 최고인데 우리나라에서 엔지니어가 제대로 안전에 대해 할 수 있는 그런 예산, 그리고 공사기간 그런 걸 제대로 해 주지를 않습니다. 그러니까 기술자가 설 자리가 사실 없습니다. 또 공무원들은 구청에 가면 한두 명이 그걸 담당하거든요. 공무원은 또 토목이 아니라 건축이고요. 그러니까 하려야 할 수가 없는.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안전을 챙겨주겠다 하는데 실제로 밑에 있는 세부조직들이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이 사람들이 민원을 내더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자기네들. 그리고 법적으로 사실은 개인 것까지 하도록 돼 있지 않고요. 그러니까 이러한 걸 놔두고 사고만 나면 전수조사하고 자꾸만 생색내기. 근본 원인은 지금 할 수 없는 조직인데. 정부조직만으론 할 수 없다라는 게 가산동하고 상도유치원이 딱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그거거든요. (무너졌다는 사실보다) 사전에 막지를 못한다는 게 더 문제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방금 전수조사 한다, 뭐 한다. 생색내기. 어쨌든 거기에 각종 전문가가 동원되잖아요. 여기에서 정말 우리 교수님 오시면 꼭 여쭤보고 싶었던 게 지난 10월 10일에 가산동 싱크홀 관련돼서 아파트 주민들 위험에 빠진. 관련해서 공청회가 있었다고 그래요.
◆ 이수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정밀 안전 진단 중간결과가 나왔는데 이상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교수님도 그 공청회 가셨다면서요.
◆ 이수곤> 아니요. 가지 않고요. 기자가 자료를 줘서 저도 봤습니다.
◇ 정관용> 그냥 자료만 보신 거예요?
◆ 이수곤> 자료를 보면 저도 (전문가니까) 알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이 정밀 안전 진단에도 우리 교수님처럼 토목공학 하시는 전문가들이 갈 거 아니에요.
◆ 이수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같은 토목공학의 전문가들이 봤는데 교수님은 위험하다고 했고 이 사람들은 이상 없다고 했고 이건 뭡니까?
◆ 이수곤> 지금 뭐가 있냐 하면 중간보고서 한 걸 보니까 제목이 ‘원인’ 및 처방대책위인가 그래요. ‘원인’이 나옵니다. 제목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내용에는 원인이 없습니다. 발표를 했다는데 그 자료를 보니까 PPT 자료를 보니까 원인이 없어요. 그냥 안전하니까 집에 들어가서 사십시오. 이런 얘기예요. 그런데 사실은 이게 무너지려면 공사하면서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계측기가 다 있거든요. 그러면 그 자료를 공개해서 왜 붕괴가 일어났으며 그러면서 그 이후에 계측을 또 해 보니까 어떻게 돼 있다. 이후의 계측만 하지 그 전에 붕괴될 때까지의 계측자료가 하나도 지금 공개가 안 되고 있어요, 그게.
지난 8월 금천구 가산동에 땅꺼짐현상이 발생한 현장 (사진=윤창원기자)
◇ 정관용> 자료가 있기는 있어요?
◆ 이수곤> 있죠. 있습니다, 다.
◇ 정관용> 그러면 이번에 정밀 안전진단에 참여한 토목공학 전문가들은 무너지기 전에 계측자료를 안 봅니까?
◆ 이수곤> 아닙니다. 다 자료를 줬다고 그럽니다, 그 사람들은. 그런데 문제는 뭐가 있냐 하면 제가 나중에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우리나라 참 어렵습니다. 원인을. . . 제가 그래서 우면산 산사태가 제가 경고했는데도 안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때 국정감사였습니다. 그때 오세훈 시장님이 옷 벗고 부시장이 나섰는데 서울시 행정부 국정감사를 갔었는데 참고인으로 가서 그랬습니다. “우면산 산사태 원인 조사 밝히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래서 외국 사람 전문가들한테 맡겨야 된다”고 그랬습니다. 국정감사장에서 얘기한 겁니다, 공식적으로 국회의원들하고 서울시 앞에서. 그러니까 일부 국회의원이 그래요. 당신이 무시하네, 우리나라 전문가를. (그래서 제가 답변하기를)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제가 볼 때는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 정관용> 왜요?
◆ 이수곤> 왜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학연, 지연. 우리나라가 지금 70년 됐지 않습니까. 아까 제가 말 하나 드리면 아까 국회 공청회를 했는데 공청회 끝나자마자 다른 사람이 그래요. 우면산뿐만 아니라 자기들이랑 똑같습니다. 공무원 행태가 아주 똑같습니다, 그래요. 그건 무슨 얘기인가 하면 세월호가 세월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세월호에 이렇게 (다른) 배가 (신속히 구조하도록) 들어가야 하는데 (자기들과 관련된) ‘언딘’ 회사가 오도록 기다리고 있거든요. 다른 배가 못 들어갑니다. 우면산도 그랬습니다. 다 자기네, 이미 고착화가 돼 있고 이해관계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까도 원인 조사를 왜 못하느냐. 할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러냐면 그렇게까지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2년 후에 2번이나 우리나라 최고전문가 원인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그렇게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나왔는데 제대로 밝히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공개적으로 경고 했는데 불구하고 할 수가 없는 그런 나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말씀을 제가 청취자분들 이해를 돕기 위해 제 식으로 해석해서 말씀을 드릴게요. 우면산 산사태 몇 개월 전부터 위험하다는 경고가 있었다. 그런데 원인규명 산사태가 왜 일어나는지 원인규명을 하는 과정에서 이거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옳았다. 그래서 그걸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았으니 이거는 공무원 책임이 있다, 이렇게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게 맞잖아요.
◆ 이수곤> 맞습니다. 그런 얘기는 (2차례의 전문학회 원인조사보고서에) 다 빠집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결론을 내리려고 하면 공무원들이 토목공학 전문가. 즉 사고원인, 산사태 붕괴 원인을 연구하는 전문가들한테 그렇게 결론내지 마세요 하면 전문가들은 네, 알았습니다 한다는 얘기입니까?
◆ 이수곤> 우리나라가 지금 누구 하나에 양심을 맡길 것이 아니고요. 우리나라가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선 제 질문에 답해 보세요. 맞습니까?
◆ 이수곤> 그 사람들이 몰라서 그런 게 아니고 그게 관행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린 게 그겁니다. 70년 동안 각 분야보다 학연, 지연, 카르텔이 너무 형성돼 있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그런 걸 직시하셔야 돼요. 이게 뭐냐 하면 싱크홀이나 가산동 무너지고 이게 문제가 아니라 각 분야가 다. 제가 보기에는 어떤 안전의식에 대한 우리나라가 어떤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이상 (고리를 끊어내기가 어렵고), 지금 하나(의 분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 정관용> 잠깐만 가산동 아파트 주민들 곽지현 리포터가 가서 만났습니다. 그분들 목소리 좀 듣고요.
◆ 인터뷰> 저도 밤새 놀라서 잠을 못 잤어요. 지진이 나는 것처럼 무너지는 소리가 나서 / 많이 힘들고 지금 누우면 눈물난다고 할까. 우울증이라고 할까. 예전에는 없었던 불안감 / 굉장히 크게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이게 삼풍 사고 때 굉장히 근접한 거리에서 사고를 경험했던 목격자여서 순식간에 옛날 그 트라우마가 확 살아났다고나 할까요. 그런 느낌이었어요 / 그런데 이렇게 됐다고 하면 이것에 대해서 뭔가 좀 구체적으로 추후에 어떤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또 그다음에 보다 근본적인 처방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현재까지는 전혀 안 보인다는 게 저희로서는 굉장히 안타깝고 답답한 일입니다.
◇ 정관용> 근본적 처방책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안 보이고 아까 제가 소개했지만 정밀안전진단 중간 결과 이상 없다. 그러니 그냥 들어가 살아라 이런 상태라고 하는 거고요. 그다음 상도유치원 그 학부모들 이야기도 같이 좀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최근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듯이 사고 당일 낮까지도 사고 시공사는 유치원 건물에 대한 안전함을 확언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등원해도 문제가 없느냐. 문제없다라는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치원 정문 반대쪽 그러니까 공사 현장 인근 지역 거주하시는 부모님들의 경우에는 불안감을 느끼고요. 유치원뿐만 아니라 구청에 대해서 직접 민원을 제기하셨던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안일한 대응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하신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게 안전하다고 말하던 건물이 아닌가요. 그 멀쩡한 건물이 지금 무너져내린 겁니다.
공사장 지반 붕괴로 건물이 기울어진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상도유치원에 대한 철거 현장 (사진=윤창원기자)
◇ 정관용> 학부모 말씀 멀쩡하던 건물이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그 인근에 다세대주택 건설하고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그 건설을 하던 분들은 괜찮습니다. 안전합니다라고 계속했다는 거예요. 게다가 더 나아가서 유치원이 붕괴까지 된 현 상황에 그거는 유치원이 부실공사로 지어졌기 때문이다라면서 서울시교육청하고 유치원 건설사를 검찰에 고발했답니다. 결국 검찰이 수사까지 해 보고 만약 별로 문제가 없으면 끝나겠지만 만약 또 거기서 문제가 있다고 하면 양쪽 누구 잘못이냐 법정 다툼까지 갈 판이에요. 이런 현상 어떻게 보세요?
◆ 이수곤> 죄송한 얘기지만 많습니다.
◇ 정관용> 이런 일들이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 이수곤> 지금도 하나 진행되는 게 있는데요. 지방의 혁신도시예요. 지금 상도유치원하고 공법도 똑같습니다. 지금 공법 똑같다는 얘기는, 똑같은 철근(*주-Nailing이라는 쇠못을 수평으로 땅속에 깊게 설치해서 위험한 지반을 붙들어 메 놓는) 공법인데, 지금 쇠못이 짧아서 그렇거든요. 공법도 똑같은 공법으로 한 게, 공사하다가 무너졌는데 밑에 공사하다가 무너졌는데요. 위에 공사하는 사람은 정부에서 공사를 한 겁니다. 위쪽에서 굴착공사를 하다가 (처음에) 무너지니까 보강공사를 마쳤고, 그 후에 2차로 그 공사는 큰 건설하는 업체가 밑을 (계속) 파다가 또 무너졌는데 여기하고 똑같습니다. 공법은 똑같은데 사실은 똑같이 지질조사를 잘못해서 쇠못을 짧게 한 거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되냐면 (붕괴된 후에) 이제 전문가가 안전진단보고서를 합니다, 우리나라 큰 학회에서. 원인은 뭐가 있냐 하면 흑과 백이 바뀝니다. (*주-정부에서 부지정지를 하고 업체 측에 팔았고, 업체에서는 부지를 인수한 후에 아래쪽을 파다 무너진 2차 붕괴는 아래쪽 굴착공사 업체의 책임인데, 엉뚱하게 위쪽에서 정부가 공사하다가 1차 붕괴 후에 정부에서 보강공사를 충실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엉뚱한 이유를 대면서 잘못했다고 책임을 정부 측에 씌운 격) 그래서 지금 정부에서 지금 100억을 물어내야 되는 상황입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그런데 보고서 내용을 보면 정상이 아닙니다. 결론을 딱 내놓고 이거 축소, 왜곡, 은폐, 이런 식으로 작성된 의혹이, 이게 너무 많아서 전문가가 딱 보니까 이게 정상적인 보고서가 아니에요. 그런데 이러한 보고서가 학회 이름으로 나올 수 있는가. 학회는 왜 그런가 하면 그 용역을 따온 사람이 10%, 20% 학회에 용역(의 기술료: Over Head)를 주고 거의 그 사람이 합니다, 따온 사람이. 학회 이름은 나가지만 그 내막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학회에서 형식적으로 자문을 보지만 거의 그 사람 의견대로 가는데, 그게 흑과 백에서 왜곡됐더라도 이미 학회의 도장을 찍고 나간 이상, 그건 남이 뭐라고(혹시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건 학회에서 방어를 합니다. 왜냐하면 학회의 체면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아무도 거기에 대해 반박을 못합니다.(*주 - 학회에 대부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서로 같은 분야 종사자들이며, 더군다나 학회는 조직이기 때문에 일개인인 전문가가 대적하기 어렵기 때문) 그 흑과 백이 바뀌어도.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가습기에 옥시하고 두 교수가 처벌받았거든요. (전문가가 보고서를 설령 왜곡했더라도) 그게 저는 아마 그 사람들이 양심적으로 했다고 그럴 겁니다. 대부분 그래서 이걸(아무리 결론이 틀렸더라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부실조사와 설계가 개선되지 않고 사고가 여기저기서 나는 국내현실이) 이게 쳇바퀴처럼 돌아갑니다.
◇ 정관용> 결국은 관료집단과 학계가 결탁해서 진실을 안 밝힌다는 거네요?
◆ 이수곤> 죄송한 얘기지만 그게 제가 아까 오죽했으면 우면산 산사태사고가 나자마자 우리나라에서 (원인조사를 제대로) 못한다고 그랬겠습니까? 왜냐하면 그런 사례가 많기 때문에 그렇고 또 하나는 2002년도에서 김해 농공단지인데요. 거기에서 공사하다가 6번이나 무너집니다. 지질조사 하는데도 전문가, 박사들이 다 하는데 또 하는 걸 6번 무너지는데 마지막에는 240억이 들어갔는데, 실제로 무너지는 걸 공무원들은 압니다. (*주 - 상도유치원과 똑같은 철근공법으로서 철근속에 계측기가 함께 심어져 있는데, 철근이 항복하중을 넘어서 곧 무너질거라고 계측결과가 실시간으로 나타나므로 사전에 알았다고 봄.) 그래서 (공무원들이 붕괴될걸 미리 알고 절개지 앞에서) 비디오까지 다 찍습니다, 사진까지. 그런데 (주민들에게는 이런 위험징후를 말 안 해주고) 도망가라고 안 해서 밑에 있는 사람들이 20명이 매몰돼서 19명은 도망가고 1명은 결국 (시신도) 찾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240억을 국고에서 그러니까 천재지변으로 가니까 돈을 국가에서 내려오고 공사하는 사람은 책임 안 지고 공무원은 빠져나가고 그 묻혀진 가구공장 사장은 (연 매출액이) 200억 원인데 그 사람은 파산됐습니다. 억울한 사람입니다.
이게 그런데 그걸(원인조사보고서를 원래는) 제대로 젊은 사람(부산지역의 토목공학과 젊은 교수)이 쓰겠다고 학회에 (원인조사보고서를) 내니까 (학회에선) 도장을 안 찍어주는 거예요, 그 학회에서. 법원 감정을 했는데. 그래서 다른 사람이 (다시 원인조사보고서를 작성)해서 (결론이) 뒤집어졌는데, 제가 보기에 이런 일이 저는 참 너무 많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죽하면 제가 외국 사람한테 (원인조사를) 줘야겠다고 합니까?
◇ 정관용> 잘 되는 경우는 없습니까? 너무 만연해 있는 거예요? 저는 솔직히 교수님 말씀을 다 믿고 싶지 않거든요.
◆ 이수곤> 그게 그런데 제가 나쁜 (것만 봤는지) 건지 몰라도, 잘 하겠지만 (잘 하는 경우도 물론 있겟지만) 특히 예민한 것도 있지 않습니까? 아주 책임 문제가.
◇ 정관용> 책임소재가 예민하게 걸려 있는 문제일수록 우리나라의 산사태나 땅꺼짐이나 붕괴나 이런 경우 대부분 천재지변으로 나죠.
◆ 이수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인재가 아닌.
◆ 이수곤> 제가 그래서 가산동이나 상도유치원(과 같은 큰 사회문제가 된 사건)을 구청에서 하지 말고 이런 것들은. . . (제3자인) 국토부에서 이걸 사실은 이번에 주관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구청에서 책임질 수도 있는 (당사자인) 구청한테 맡기니까 이게 지금 모든 것들이 제가 보기에 지금 좀. . . 제가 마지막에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겁니다. 이거는 죄송한 얘기지만 저는 너무나 많이 봤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안전을 국가에서 해주겠지하고 무턱대고 정부에 과도하게 기대하는 건 국내 현실상황으로 보았을 때)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시작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정신 차려서 안전을 국가에서 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안전은 내가 지금 자기네가 찾아야 되는 겁니다.
◇ 정관용> 아니, 상도유치원 학부모들 자기들이 안전 염려해서 우리 교수님까지 초빙해서 조사 다 받았잖아요. 구청에 의견 다 냈고요. 그 이상 뭘 합니까, 주민들이? 전문가도 아닌데.
◆ 이수곤> 그러니까 안 되는 겁니다. 공무원도 어떻게 보면 희생양이고요. 업자도 그냥 돈을 벌어야 하거든요. 그 업자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닙니다. 이게 얽히고 설켜 있어서.
◇ 정관용> 결국에는 시스템을 다시 처음부터 다시 짜야죠.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 (사진=자료사진)
◆ 이수곤> 그런데 어렵습니다. 공무원들이 주관을 가지고 실권을 다 가지고 있고 그러니까 전문가들은 그냥 자문하는데 들러리로 세우고 전문가들이 전문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 이게 우리나라 사회입니다, 사실은.
◇ 정관용> 모든 공사를 할 때 지질조사, 위험도 조사 등등이 먼저 꼭 이루어지도록 하는 식의 시스템으로 바꾸면 안 됩니까?
◆ 이수곤> 다 돼 있습니다.
◇ 정관용> 돼 있어요?
◆ 이수곤> 다 아주 세계 수준입니다. 국토(교통)부 기준 같은 것들이. (그런데 국토교통부 기준대로 지질조사를) 안 해도 그게 그냥 (설계심의를 무사히) 계속 통과하고 공사가 이루어지는 현실. 서로 간에 관행적으로 대충해도 넘어가는 것 (이게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국토교통부의 지질조사) 기준은 아주 세계적입니다. 그런데 안 합니다. 제가 2006년도에서 2009년도까지 (행정안전부 산하의) 소방방재청에 요청을 해가지고 한 24억 가지고 제가 했거든요. 정부 과제 가지고. 우리나라 전국적으로 국가에서 발주하는 그걸 받고 (국내외 전문가) 100명을 데리고 (제가 총괄연구책임자로서) 했는데 (연구비) 24억으로 외국 사람들도 같이 했습니다. 검토해보니까 70~80%가 제대로 지질조사를 하지 않아요, 국가에서 하는 사업인데도. 그런데도 다 (설계심의에) 통과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공사하다가 한 30%가 공사 중에 무너지고 추가로 보강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그걸 보고서를 제가 내면서 (현재 국내의 허술한 지질조사에 의한 설계를) 바뀌어야 된다고 그랬는데, 2009년도에 냈는데, 연구는 연구고 그렇게 24억을 들였는데 실제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또 (부실한 지질조사에 의한 설계가 계속) 진행하고.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가 뭐가 있냐 하면 R&D(기술연구개발) 과제의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예산이 없는 것도 아니고 조직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되겠어요.
◆ 이수곤> 국민이 주인이 되어야 됩니다. 국민이 견제하고 국가를 도와주고. 그러니까 정부는 대통령이라는 사람들이 진정성이 있어요. 우리는 책임지겠습니다. 그런데 말단조직이 따라와 주지않기 때문에. 국민들이 각 지역마다 은퇴한 전문가들 있거든요. 그런 분들이 24시간 안전 같은 것들을 빨리 대처해야 되거든요. (안전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한다는 의미임.) 24시간 응급 대책반을 지역마다 봉사단을 만들자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거 가지고 되겠습니까?
◆ 이수곤> 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가 수준이 높거든요, 지금은. 그리고 각 지자체 행정직들은 거기 예산의 1 내지 2%가 안전예산이 (적립되어) 있거든요. 공무원들은 행정처리를 도와주면 돼요. 전문가들이,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이 응급대책을 하도록 그러면 됩니다.
◇ 정관용> 그걸 그냥 자원봉사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원봉사에 기초하되 행정관청에서도 그걸 공인해 줘서.
◆ 이수곤> 행정적으로.
◇ 정관용> 공인해 줘서 하나의 하부조직으로 활용해라.
◆ 이수곤> 그리고 서로 견제도 하고. 그렇게 하면 공무원들도 마음대로 못하죠. 그리고 이 사람들이 자기 지역의 문제는 자기들이 제일 잘 아니까 빨리빨리. (그런데 현재는) 소통이 안 됩니다, 지금.
◇ 정관용> 퇴직 지역 전문가 및 안전에 관심 있는 지역 전문가들로 공적 조직을 확충해서.
◆ 이수곤> 주민들하고 같이요.
◇ 정관용> 행정기관과 함께하도록 하자.
◆ 이수곤> 119구조단도 있지 않습니까? 모든 걸 그 지역에서만 이렇게 하지 말고 중앙에서 119 전체로 받아서 하면 저는 5000만 국민이 함께하는 이런 안전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져야 하지 않나. 왜냐하면 (정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 정관용> 그렇게 하는 나라들이 있나요?
◆ 이수곤> 제가 보기에는 제3세계가 그렇습니다. 브라질도 그렇고요. 그렇게 하는 나라보다는. 관이 너무 세서 그렇습니다. 권한은 다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나라도 (위에서 정부책임자들이) 이런 걸 잘하자, 잘하자 (말로)하는데 그게 문제(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볼 때 그 대안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안전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 정관용> 글쎄요. 관료들이 그런 걸 자기들 견제, 감시할 그런 조직을 용인하는 그런 제도를 만들려고 할까요?
◆ 이수곤> 그게 저는 그런데. . . 하셔야죠. 국민들이 단합을 해서 이거는 정부한테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우리 걸 지켜야 한다. 주인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 분야에 아무튼 최고 전문가이시기는 하지만 저는 오늘 이수곤 교수님의 말씀 중에 상당 부분을 안 믿고 싶고요. 잘하고 있는 것들이 있겠다 싶고 좀 시스템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방안도 우리가 좀 찾았으면 좋겠고요. 그와 동시에 제안해 주신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국민운동 이것도 함께 좀 이루어졌으면 이렇게 저는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서울시가 공동으로 기획한 생명사랑캠페인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그 여섯 번째 시간. 오늘 안전불감증 특히 토목건축분야 이야기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전불감증 걱정하는 시민들 목소리 들으면서 끝내도록 하죠.
◆ 인터뷰>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갖다가 제때 골든타임을 놓쳐서 이런 과정을 거쳤거든요. 이 징후를 그냥 가벼이 볼 것인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우리 국민들도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데 대책을 소홀히 하니까 나라에서 정부에서 어떻게 좀 대책을 세워주십사 하는 바람입니다. / 모든 안전에는 경중이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발 부디 이 땅에서 두 번 다시 안전으로 인해 위협받는 그리고 어른들로 인해 위협받는 어린 생명들이 없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