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그림이 된다면, 그림이 소설이 된다면 어떨까? 이런 새로운 시도를 직접 구현한 작가가 있다. 바로 박민준 작가(1971년 생)이다.
박 작가가 이번에 개인전 <라포르 서커스="">를 통해 미술계 최초로 소설과 회화를 접목한 작업물을 선보인다.
과거에도 '타로카드'에서 영감을 받는 등 풍부한 상상력으로 신화적 스토리를 구현했던 그는 이번에는 자신이 구상한 그림 속 캐릭터를 구체화하기 위해 직접 장편소설을 집필했다.
박민준 작가가 <라포르 서커스> 개인전을 앞두고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그가 선택한 소재는 바로 서커스였다. 쌍둥이 줄타기 단원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인생에 대해 의미를 찾는 내용이다. 약 1년에 걸쳐 집필한 이 소설은 <라포르 서커스="">라는 제목으로 정식 출간됐다.
박 작가는 소설에 다시 영감을 받아 추가로 그림을 그리고 처음으로 조각을 만들었다. 그림과 소설, 그리고 조각까지 모두 하나의 스토리에 엮여 유기적으로 흐른다.
지난 23일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작가는 서커스와 줄타기라는 소재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인생은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곡예를 넘는 서커스도 인생과 비슷하다. 현실과 상상의 중간단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민준 개인전 <라포르 서커스> (사진 =조은정 기자)
박민준 개인전 <라포르 서커스> (사진=조은정 기자)
박 작가의 작품은 마치 유럽 르네상스 시대 미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박 작가는 홍익대 미대 대학원에서 수학할 당시 르네상스 시대를 연 카라바치오의 유명한 작품 <의심하는 도마="">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아 당대 회화의 기법과 정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일본 동경예대에서 수학하고, 7년간 뉴욕에서 거주하며 기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
총 3년이라는 준비기간이 걸린 이번 전시는 300호 이상의 대작들과 함께, 이번에 처음 도전하는 조각 작품들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작가의 소설도 만날 수 있다.
3년 전부터 제주에 내려가 창작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소설과 회화를 접목하는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 작가는 "소설을 더 써보고 싶다. 서커스단의 이야기도 쓸 것이 남았고 현실에 기반을 둔 단편소설도 써보고 싶다"며 "판타지와 리얼리즘의 중단단계를 포착해 이질적인 느낌을 계속 전달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박민준 개인전 <라포르 서커스="">는 10월 24일부터 11월 25일까지 서울 삼청동 갤러리 현대에서 개최된다.라포르>의심하는>라포르>라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