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불 정상회담이 끝나고 프랑스를 방문해 외무부 당국자들과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외무부 당국자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연합뉴스의 질의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문 사실을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의 파트너들과의 일상적인 협의 과정의 하나로 미 대북정책 대표와의 면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우리는 고위 당국자 간의 회동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관례가 있다"면서 비건 대표가 정확히 언제 프랑스 외무부를 방문해 누구와 접촉했는지,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등 구체적 내용은 확인을 거부했다.
현재 프랑스 외무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총괄 담당하는 당국자는 니콜라 드 리비에르 정무총국장(차관보), 니콜라 로슈 군축국장 등이다.
비건은 일정상 17∼18일 사이에 프랑스 외무부를 찾아 이들 모두 또는 일부와 접촉하고서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와 관련한 실무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은 프랑스 정부에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향후 프로세스에서 프랑스의 지지와 적극적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관측된다.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공식 핵보유국으로, 그동안 국제사회의 핵 군축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프랑스는 미국이 파기한 이란 핵 합의의 유지에 주력하는 가운데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북·미간, 남·북 간 논의를 지켜보며 관망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한·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물밑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비건과 프랑스 당국자들과의 회동은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논의하고서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졌다.
비건은 프랑스 방문에 앞서서는 러시아를 찾아 외무부 당국자들과 접촉했다.
그는 지난 16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외무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힌 바 있다.
비건 대표는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만간 북한의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공식 절차를 밟아 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