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와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제주도청에서 만났다. (사진=제주도 제공)
보수대통합을 구상하고 있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제주를 찾아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났다.
그러나 이 자리에선 공식적인 입당 권유는 없었고 한국당의 혁신이 필요하다는데에만 두 사람이 공감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제주도청에서 원희룡 지사를 만나 제주특별자치도를 구상했던 과거 참여정부 시절을 떠올렸다.
김 위원장은 "실제 제주특별자치도 할때도 여야간 싸움이 있었지만 제주도 문제는 비교적 합의를 봐가면서 했다"며 "권한이나 재정이 좋아져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가 대한민국의 보물섬이 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원 지사는 "(김병준 위원장이) 지방자치 전문가고 제주특별자치도를 만들때 산파역할 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당에서든 국회에서든 논의할때 초당적인 협력을 이끌어 달라"고 호소했다.
두 사람은 제주도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을 언급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그러나 김병준 위원장의 보수대통합 구상은 원희룡 지사를 만나선 흔들렸다. 공식 입당 권유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자유한국당 자체가 들어와 달라고 할 만한 내부사정이 안된다"며 "영입이나 입당권유같은 걸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원희룡 지사 등을) 만나는 이유가 꼭 입당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보다 일종의 보수정치 전체, 야권 전체에 있어 한국당이 일종의 중심성을 확보하고 네트워크 통해 정부 여당을 견제하자는게 목적이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보수나 야권의 중심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이지, 입당해서 당원이 돼라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제주도 역시 별도 브리핑을 통해 "김병준 위원장이 '원 지사 같은 분이 당에 와서 함께 해줬으면 고맙겠지만 도민과의 약속도 있고 해서 정식으로 입당해 달라는 요청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두사람은 한국당이 혁신해야 한다는데에는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당의 혁신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원 지사도 고민을 같이 해달라"고 말했고 원 지사는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부디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잘 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한국당의 보수대통합 구상은 얼마나 혁신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