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국무원장(추기경)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7일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과의 만찬회담에서 "이제 판문점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판문점에서 군인과 무기를 철수하고,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파롤린 국무원장도 "대통령 말씀대로 이제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이 보내준 성원과 지지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있는데, 성의를 다 하면 하늘도 움직인다는 얘기다. 오늘 미사에서 나는 평화에 대한 우리의 갈구와 간절함이 한데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한반도에 평화가 꼭 이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이에 "제 생각에도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을 하셔야 할 것 같다"며 "우리의 기도가 정말 강렬했고 주님께서 우리 기도를 꼭 들어주시리라 믿는다. 그동안 대통령께서 북한 지도자를 만나 큰 걸음을 떼셨는데 앞으로도 계속 잘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양측은 올해 55주년을 맞은 한‧교황청 관계를 더욱 심화‧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번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한국 정부와 교황청이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하는 한편, 지난 9월 '천주고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이 인정한 첫 아시아 국제 순례지로 선정된 점도 평가했다.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사업은 교황청에 보관된 관계사 자료를 발굴, 정리, 보존, 연구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이어진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한국 카톨릭 얘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살아있고, 강하며 인상적이었다. 한국 교회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교회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신도 수나 사제 수, 교세를 계속 확장하고 있는데 한국 카톨릭이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에 있어 앞장서왔고 헌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