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과 해당 계열사인 한국남동발전(주)의 내부 감사결과, 업무시간에 농사를 짓거나 사업개발비 예산을 부정사용하는 등의 적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KPS의 '근태 조작'과 '친인척 채용'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남동발전의 방만 운영 실태도 드러나면서 한전 계열사 등 공기업 전반에 대한 운영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받은 내부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남동발전의 부적정한 예산 사용이 461건에 달했다.
남동발전은 한전 계열사 중 최대 화력발전기업으로 현재 5개 화력발전소로 전력사용량의 13%를 충당하고 있다. 대표적 공기업 중 하나이지만 예산운영상 구멍이 많았다.
'용도에 맞지 않는 예산 집행 내역'을 보면 본사 신재생에너지실은 횟집 등에서 29만원을 사업개발비와 교통비 명목으로 사용했다.
또 중식당 등 41건을 환경측정비 명목으로 630여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식육점.칼국수 등 다양한 식사 메뉴를 환경시설 용역비, 수선비, 환경측정비 등의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감사를 진행한 감사위원은 "예산과목 용도에 맞지 않게 집행한 실적이 총 461건, 8000여만원에 달했다"며 "이는 예산편성 기준을 왜곡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인카드의 방만 운영 사례 중엔 50만원 이상 사용은 지침상 신고를 해야함에도 신고없이 쓴 사례, 공휴일.심야 시간에 쓴 사례 등도 적발됐다.
한 갈비 전문점에서 59만여원을 쓰거나, 공휴일에 법인카드를 사용하고나서도 사전품의나 사후품의조차 하지 않은 경우였다.
이와 함께 한전 지방지사에 근무 중인 한 직원은 업무시간에 가축을 돌보고, 밭농사를 지은 황당 사례도 내부감사 결과 발각됐다.
그 시간만 2년여 동안 매주 3회씩 총 696시간에 달했다. 모두 업무시간이었다. 업무용 차량으로 구내 식당 잔반을 옮겨 가축 사료로 쓰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자연재해로 인한 비상상황에도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것으로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김범년 한전KPS사장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PS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앞서 또 다른 한전 계열사인 한전KPS에서도 '가짜근무서'작성과 '채용비리'의혹이 일어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은 근무기록지와 실제 출입기록을 비교한 결과 가짜 근무서를 작성한 사실을 발견했고, 국감장에서 친인척 채용비리가 있다는 내용의 제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전과 한전 계열사의 방만 운영실태에 대해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기업인 만큼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한전 및 한전 자회사의 근무태만과 도덕적 해이가 여전하다"며 "스스로 자정해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