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4분 만에 터진 박주호의 선제골과 전반 32분 황인범의 추가골까지 한국의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전반 막판과 후반 초반에 연속 실점하며 2골의 우위를 끝내 살리지 못했다. 이한형기자
A매치 4경기 연속 무패는 이어졌다. 하지만 그 누구도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 평가전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는 무승부지만 내용 면에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경기였다. 전반 4분 박주호(울산)의 선제골과 전반 32분 황인범(대전)의 추가골까지는 완벽했다. 한국이 파나마를 압도했다.
하지만 전반 45분 상대 세트피스에 만회골을 내주고 추격을 허용했고, 후반 4분에는 페널티 박스 앞에서의 불안한 볼 처리에 이은 패스 실수가 동점골로 이어졌다. 사실상 전반은 한국이, 후반은 파나마가 주도한 경기였다. 덕분에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A매치 4경기 무패(2승2무)가 됐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치른 4번의 A매치에 모두 선발로 나선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경기 종료 후 잔뜩 굳은 얼굴이었다. 그는 “이기는 시점부터 선수들이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두 골을 먹었다”고 아쉬워했다.
김영권은 실수는 한 번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선수들이 반성하고 있다.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경기장에 들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후반 4분에 나온 두 번째 실점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나온 실수가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결과다. 이한형기자
이날 자신의 38번째 A매치 만에 데뷔골을 넣은 박주호도 “데뷔골을 넣어 굉장히 기쁘지만 결과까지 가져왔으면 좋았을 텐데 무승부를 기록해서 아쉽다. 좋은 교훈 삼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며 좀처럼 밝은 표정을 내지 않았다.
주도권을 내주는 빌미가 된 연속 실점에 대해 박주호는 “세트플레이 골 먹고 계속 빌드업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쯤 나올 수 있는 실수였다. 더 나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이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두고두고 아쉬울 결과지만 벤투 감독 부임 후 새롭게 대표팀을 이끄는 주장 손흥민은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에게 계속해서 뜨거운 응원을 주문했다. 특히 파나마전을 끝으로 내년 1월에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는 손흥민이라는 점에서 더욱 간절한 주문이었다.
“감독님은 분명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선수들도 그 부분은 동의하고 있다”는 손흥민은 “감독님 말씀처럼 축구를 매번 잘할 수 없지만 우리는 계속 잘했고, 앞으로도 잘 할거다. 오늘 경기로 많은 걸 배웠다. 좋은 길로 가고 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