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에이스'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양현종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8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3회말 투구를 마치고 내려가며 1루수 김주찬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KIA 제공)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4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5회에 고개를 떨궜다. 나머지 선수들의 수비가 그의 호투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양현종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8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4⅓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비자책 4실점을 기록했다. KIA는 넥센에 6-10으로 패해 가을야구를 일찌감치 마감했다.
부상을 이겨내고 마운드에 올라 투혼을 불사른 양현종이다. 시즌 막판 옆구리 부상으로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출전 여부도 장담할 수 없던 상황이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양현종에게는 두 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이다. 지난 2016년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은 비록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0-1로 패해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양현종은 에이스로서 제 몫을 해냈다.
김기태 감독도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현종은 우리 팀의 에이스다. 어제 저녁 식사 시간에 봤는데 기분이 좋아 보였다"며 믿음을 보냈다.
양현종 역시 믿음에 부응하는 투구를 펼쳤다. 4회 2사 이후 김하성에게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넥센 타선에 볼넷 2개만 내주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 악몽의 시작이었다. 선두타자 임병욱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무사 1루 상황. 이때부터 KIA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8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김혜성의 타석 때 포수 김민식이 타격 방해를 범했다. 방망이에 글러브가 닿은 것이다. 이어 김재현의 타구를 부상을 당한 김선빈을 대신해 유격수로 투입된 황윤호가 잡아 재빨리 1루로 던졌다. 최초 판정은 아웃.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바뀌며 양현종은 무사 만루 위기로 몰렸다.
양현종은 마음을 다잡고 이정후와 승부에 나섰다. 그리고 내야 뜬공을 유도했다. 심판진은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한 상황. 하지만 포수 김민식과 3루수 이범호가 서로 공을 미루다 포구에 실패했고 공이 파울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이정후는 다시 한번 기회를 얻어냈다.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돼도 페어 지역에 떨어진 타구가 파울 지역으로 나가면 아웃카운트 없이 파울이 된다. 결국 양현종은 이정후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줘 추격을 허용했다.
흔들린 양현종은 서건창과 승부에서 폭투를 범했고 이어 황윤호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1점을 더 허용했다.
양현종은 결국 제리 샌즈와 승부를 앞두고 임창용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임창용은 양현종의 책임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양현종의 실점은 4로 늘어났다.
4⅓이닝을 소화하면서 4실점을 기록한 양현종. 그러나 자책점은 '0'이었다. 실점의 책임은 양현종이 아닌 모두 수비진의 실책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외로운 에이스의 역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