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대법원 상고사건 가운데 이유도 모른 채 기각되는 경우가 크게 늘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금태섭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법원에 접수된 상고사건 10건 중 8건(77.3%)이 이유도 모른 채 기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사사건의 경우 87%, 민사사건과 행정사건은 각각 77%, 76%가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었다.
심리불속행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사건의 경우 헌법이나 법률, 중대한 법령위반이 아닌 경우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기각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대법원이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충분히 심리하고 소송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지난 한해 심리불속행 기각은 1만4397건으로 2013년 8353건에 비해 72% 증가했으며, 전체사건 중 심리불속행 기각이 차지하는 비율도 54%에서 77%로 늘었다.
심리불속행 기각이 증가하는 원인은 대법원 상고사건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대법원에 접수되는 사건은 2013년 4만7213건에서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6만2075건으로 4년 새 30%가 늘었다.
금태섭 의원은 "아무런 이유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건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상고허가제 도입 등 대법원의 상고심 사건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