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루 시내에 있는 다리가 이번 쓰나미로 인해 무너졌다.
지진 현장은 처참했다. 길은 곳곳이 끊어졌고, 전봇대는 무너졌으며, 대부분의 가게는 문을 닫았다. 인도네시아 팔루 지역에 진도 7.5의 강진이 닥친 것은 지난 달 28일. 2주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사망자 수조차 정확하게 파악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예 지난 11일 수색 종료를 선언한 상황이다.
패토보 지역은 말 그대로 마을이 통째로 없어졌다. 이르판씨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옆 동네에 살던 이모 등 친척들은 살아 나오지 못했다. 이르판씨는 가족과 함께 집에 있던 중 지진을 만났다. 아내와 아이 손을 잡고 죽기살기로 달렸고, 겨우 목숨만 건질 수 있었다.
마을 주민 60%가 사라진 패토보 지역
이르판씨는 마을 주민 60%가 죽었거나 실종됐다고 전했다. 1만 3천여명이 살았다고 하니, 8천여명에 가까운 이웃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없어진 셈이다.
패토보 지역주민들은 오후 5시경 지진이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올해 17살인 사리 역시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나무 위로 올라가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진 현장을 빠져 나온 시간이 새벽 1시쯤이었다고 전했다.
사리처럼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진 주민들은 살던 지역 인근에 천막을 쳐놓고 임시방편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먹을 것과 입을 것 모두 부족해 힘겨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곧 우기까지 닥칠 예정이어서 전염병 확산마져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마을이 밀려난 모습. 사망자 수는 물론 실종자 수도 가늠하기 힘들다.
90% 이상의 가게들이 문을 닫아 팔루 시내 기능도 사실상 마비됐다. 하루에 두 세번씩 전기도 끊겼다. 호텔들도 문을 아예 닫거나 무너진 곳이 많아 기자들이나 긴급 구호 단체 관계자들이 머물 곳도 마땅치 않았다.
집이 무너지지 않은 주민들 역시 언제 또 여진이 닥칠지 몰라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마당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퇴적층이나 모래흙으로 형성된 지역에 지진과 같은 진동으로 물이 들어와 땅이 액체와 같은 성질을 띠게 되는 지진 액상화 현상으로 땅이 그대로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더 이상 수색 작업도 힘들어 사망자 수는 물론 정확한 실종자 수 파악도 힘든 상태다.
긴급 재난 구호단체의 접근도 어려운 상황긴급 재난 구호단체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진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펼쳐온 해외 긴급 재난 구호팀의 철수를 명령하면서 팔루로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 적십자나 월드비전같은 국제 구호단체들도 인도네시아 현지 스텝이 없으면 팔루로의 접근이 쉽지 않다.
아예 인도네시아 외교부 관계자가 팔루 공항에 상주하다가 외국인이 들어오면 신상 파악을 한 뒤 겨우 입국을 허락해주는 실정이다.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교회총연합이 지진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교회총연합이 팔루 지역을 찾아 긴급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팔루 시내에서 약 35킬로미터 떨어진 스망기 마을을 찾아가 쌀과 식용유, 설탕 등을 전달하며 재난 당한 이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마을의 리두완 이장은 "이번 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도움을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실사단을 이끈 한국교회봉사단의 천영철 사무총장은 "지진 복구는 오랜 시간 걸려야 가능하다"며,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