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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부터 범죄물까지…폭력에 종말을 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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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수살인' 범인의 사건 재연이 아닌 피해자에 집중
'미쓰백'은 아동학대 묘사에서 직접적인 폭력 배제

 

범죄물과 아동 학대를 소재로 한 드라마, 두 영화는 잔혹한 폭력의 전시 없이도 관객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영화 '암수살인'과 '미쓰백'의 이야기다.

배우 김윤석과 주지훈 주연의 '암수살인'은 부산의 한 형사가 사이코패스 살인범의 7개 추가 자백을 받고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을 끝까지 쫓는 영화다. 형사 역 경험이 상당한 김윤석은 이번 영화에서 소탈하면서도 '범인'이 아닌 '피해자'를 위해 발로 뛰는 형사 김형민 역을 맡아 연기했다.

김윤석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사건을 대하는 방법, 범인을 대하는 태도와 방법이 여느 영화에서 보기 힘든 형사 캐릭터였다. 히어로가 아닌 파수꾼에 가까운 형사의 모습이었고, 두뇌싸움과 밀도있는 심리전으로 승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영화 전반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영화는 사건을 재연하면서 구체적인 살인 방법, 살해 당시 피해자의 고통 등을 최대한 배제하고, 살인범 강태오 역의 주지훈이 보여주는 캐릭터 연기로 상황을 짐작하도록 했다. 김형민 캐릭터 또한 사건을 자극적으로 풀어나가지 않고, 온전히 피해자를 위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영화의 중심을 잡았다.

무엇보다 강태오와 김형민 사이, 서로 속고 속이는 진실게임이 계속되기 때문에 살해 현장의 긴박감 없이도 충분한 관객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미쓰백'은 우리 사회에서 민감한 이슈인 아동학대를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전과자가 된 백상아(한지민 분)는 우연히 어린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지은(김시아 분)을 만나고, 가혹한 현실에 내몰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한지민의 파격적인 변신은 물론이고, 영화는 세대가 다른 여성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이 서로 연대하며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미비한 제도들에 대한 비판도 함께다.

메가폰을 잡은 이지원 감독이 촬영 내내 가장 신경썼던 것은 학대 당하는 아동을 연기해야 했던 아역배우 김시아였다. 영화 속에서는 지은이 친부와 계모에게 학대 당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암시하는 수준에 그친다.

그럼에도 이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김시아에게 이런 연기 자체가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상담사를 현장에 배치하는 등 세심하게 돌봤다. 직접적 폭력을 배제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은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지원 감독은 '미쓰백' 시사회에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그 사건을 잘 표현해 관객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게 의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배제하고, 물리적으로, 심적으로 고통 받는 아이의 현실을 느낄 수 있게 방향을 잡았다"고 아동학대에 대한 영화 속 표현 방식을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암수살인'은 박스오피스 1위, '미쓰백'은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면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폭력을 그리는 상업 영화의 전형적 문법을 탈피해, 작품 메시지에 진정성을 더했다는 평가다. 어렵게 결정했을 이들의 시도가 유의미한 결실을 맺은 모양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그 동안 영화적 필요에 의해 자극적인 볼거리나 과도한 묘사를 작품 속에서 해왔다. 물론 이 표현 방법은 제작자의 몫이고, 여기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관객들의 몫"이라며 "현재 두 작품의 사건 묘사에 대해 관객들은 나름대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작품들을 기점으로 범죄를 영화에서 표현하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는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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