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북한이 일정한 조치를 취할 경우 북미간 오랜 적대 관계를 종식하겠다는 하나의 정치적 선언으로 종전선언이 바람직하고, 가급적 조기에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에 대해 한미 간 공감대가 있었다"며 "그래서 종전선언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유럽순방을 앞두고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연내로 서명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에 미국이 그러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로라 비커(Laura Bicker) BBC 서울 특파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측과 충분한 논의를 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한미정상회담에서 종선선언에 대한 미국측의 불안을 해소하고, 정치적 선언으로 북한의 비핵화 속도를 견인하자는데 뜻을 모은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 외에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기대하는 다른 조치들이 무엇이냐'는 로라 비커 특파원의 질문에 "북한은 미군 유해를 송환하고, 핵실험과 핵미사일 실험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하나밖에 없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전면 폐기하는 등 몇가지 조치를 취했다"며 "지금은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발사대를 폐기하고 있다. 그에 이어서 영변의 핵시설 폐기 등 추가적인 핵시설들을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줄 경우에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전선언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종전선언은 미국과 북한 간의 오랜 적대 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라며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평화 협상이 시작되고, 종국에는 비핵화의 완성과 동시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다. 그런 프로세스로 나아가는 것이 미국이 취해 주어야 할 상응하는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그렇게 늦지 않게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는 북미 간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미국의 상응조치와 함께 속도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타임 테이블에 대해 양 정상이 통 크게 합의를 했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는 이 프로세스의 진행에 대해 아주 강한 낙관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을 겨냥해 "미국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이라고 말한 부분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얘기는 일정한 단계까지 우리가 국제적인 제재에 대해서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씀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