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통해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해 손실이 나도 보장받을 수 있는 금액이 7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LG 등 대기업의 활발한 대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경협보험의 보장액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11일 통일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가 수출입은행과 협력해 만든 경협보험 한도 금액은 70억원에 그쳤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 중 소규모 투자 기업들에 대해선 보상이 가능하지만, 투자 규모가 큰 기업들에게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통일부는 한도 금액을 ▲2004년 20억원 ▲2006년 50억원 ▲2009년 70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려왔지만 2009년 이후 10년 동안 추가적인 증액은 없었다. 경협보험의 최대 보상금액인 70억원을 보장 받으려면 부보율(보험가액에 대한 보험가입금액 비율)이 90%인 개성공단 경제특구의 최대 투자액은 77억원에 불과하다. 부보율 70%인 기타 지역의 투자 한계금액은 100억원을 넘으면 안 된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기계산업과 첨단산업 등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는 산업은 투자 보장이 없이 교역 중단의 위험이 있는 북한에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그동안 경협 기업들의 끊임없이 보험한도 상향 요구에도 제도를 보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 의원은 "현재의 경협 보험제도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안전장치가 없어 대기업이 나서기 어렵다"며 "정부는 북한 투자에 안전장치인 경협보험 제도는 물론 법적·제도적 문제들을 정비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