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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R&D예산 1조4700억 투자에 365억 회수…'수익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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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특허 2389개 중 1066개 빼돌려져…특허 사각지대에서 나랏돈 줄줄

(자료사진)

 

최근 5년간 국가 R&D 예산으로 연구개발에 성공해 놓고도 특허는 개인이나 기업이 부당하게 취득한 사례가 1천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하게 개인이나 기업이 빼돌린 특허는 관련 부처에 환원돼야 하지만, 여전히 돌려받지 못한 특허도 확인된 것만 100여건이다.

게다가 최근 5년간 R&D 예산 1조 4700여억원을 들여 만든 특허나 기술 등이 '깜깜이' 거래 속에 헐값에 넘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서울대 김진수 전 교수는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유전자가위 관련 특허를 자신이 설립한 기업 '툴젠'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와 서울대 감사를 받고 있다.

◇ 특허 2389개 중 1066개 부정 취득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3~2017년) 동안 국가 R&D 예산으로 등록되거나 출원된 특허는 2389건.

이 중 부당하게 개인이나 기업 등이 특허를 빼돌린 사례는 1066건에 달한다. 약 45% 확률로, 거의 2개 특허 중 1개가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의 이름이 빠진 채 개인이나 기업 명의로만 특허가 등록되거나 출원된 것이다.

등록 특허는 특허가 특허청의 승인을 거쳐 등록이 완료된 특허를 뜻하고, 출원 특허는 특허권을 취득하기 위해 특허청에 심사를 신청한 특허들이다.

출원 특허는 특허 절차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특허등록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심사 중간에 출원인(특허 소유권자)을 추가하는 사례는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최근 5년간(2013~2017) 정부 부처별 특허 부적법 개인출원 비율(권칠승 의원실/특허청 제공)

 


부당하게 빼돌려진 특허 중 아직도 국가가 환원 받지 못한 특허는 138건으로, 약 13%가 미환원 상태다.

황당한 것은 국가 R&D예산으로 등록되거나 출원된 특허 중 약 22%(520개)는 현재 특허가 적법 상태인지 불법 상태인지를 확인조차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허청이 출원인이나 개발자에 적법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출원인이나 개발자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해서다.

◇ 1조4700억 투자에 365억 회수…'깜깜이' 심사

최근 5년(2013~2017) 동안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에너지기술평가원, 산업기술진흥원이 지출한 R&D 예산 및 기술이전수익금 총액 (권칠승 의원실 제공)

 

국가 R&D예산으로 만들어진 특허나 기술들이 '깜깜이' 거래 속에 헐값으로 팔리는 현실도 문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R&D 집행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한국에너지평가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이 최근 5년(2013~2017년) 동안 국가 R&D 예산으로 집행한 돈은 약 1조4721억원.

이중 기술이전(축적된 고도의 기술을 이전하는 행위)으로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단체 벌어들인 돈은 365억원으로, 약 2% 수준이다.

기관별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2013년 2%, 2014년 2%, 2015년 3%, 2016년 3%, 2017년 2%였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경우, 2013년 4%, 2014년 2%, 2015년 9%, 2016년 1%, 2017년 0.3%였고, 한국에너지평가원은 2013년 13%, 2014년 21%, 2015년 4%, 2016년 3%, 2017년 2%였다.

물론 기술이전 수익을 수익률의 관점에서만 볼 수는 없다. 국가 R&D예산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개발을 지원.장려하는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가격 책정이 철저하게 특허 출원인이나 기술보유자와 구매자 사이의 협상에 의해서만 진행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어떤 근거와 기준으로 기술이전금액을 산정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출원인이 본인이나 지인 등이 차린 회사로 해당 특허나 기술을 넘기는 일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이런 '깜깜이 거래'는 일부 개인이나 기업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칠승 의원은 "국가 R&D 예산을 지원받고도 개인 명의로 특허를 돌려 놓는 경우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범정부차원의 실태조사를 시작해야 하며 처벌 강화 등 관련제도 점검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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