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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26년간 시 써온 허수경 시인 위암으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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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독일로 유학가 고고학 공부하면서 시집 발간
이방인의 쓸쓸한 정서, 시공 넘나드는 고고학적 상상력 작품에 투영

 

독일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던 허수경 시인이 지난 3일 향년 5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시인의 작품을 출간해온 출판사 난다 김민정 대표는 4일 "어제 저녁 시인이 독일 현지에서 지병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허 시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방송국 스크립터 등으로 일하다가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후 1992년 독일로 건너간 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에서도 꾸준히 시를 써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등 4권의 시집을 냈다. 인간의 외로움과 이방인으로서 쓸쓸한 정서가 짙게 배어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고고학을 공부하면서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투영했다.

허 시인은 올해 초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지난 8월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을 15년 만에 재편집해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라는 제목으로 내기도 했다.

시 외에도 산문집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장편소설 '박하', '아틀란티스야, 잘 가', '모래도시' 등을 펴냈다. 동서문학상, 전숙희 문학상, 이육사 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독일에서 지도교수로 만나 결혼한 남편이 있으며 장례는 독일에서 수목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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