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凡보수, 평양선언 비판일변도…내부선 '反평화 낙인' 우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한국당, 연일 '평양선언 때리기'
김성태 "文 대통령, NLL 포기 폭거"
바른미래당도 "요란한 행사만 보이는 잔치"
보수권에 고개드는 '내부 신중론'
"비난 대신 견제 필요·北美 대화 지켜봐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공동선언을 두고 범보수 야권의 입장은 비판 일변도지만, 내부에선 신중론도 혼재한다. 아직 한미·북미 대화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강경 비판 입장을 고수할 경우, 결과에 따라 코너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9일 평양 공동선언문이 발표된 직후 싸늘한 반응을 내놨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핵 리스트 신고 등 현재 핵 폐기 조치가 명확하게 명시되지 않은 반면, 군사 긴장완화 부분에선 섣불리 양보했다는 논리를 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선언 발표 직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속 빈 강정', '비핵화 시늉'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그는 "북한은 핵을 꼭꼭 숨겨두고 있는데, 우리는 모든 전력의 무장해제를 해 버리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했다. 21일엔 "문 대통령이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사실상 포기하는 폭거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남북이 이번 군사 분야 합의서에서 설정한 '서해 적대행위 중지 구역'은 135km(남북 종단거리)인데, NLL을 기준으로 하면 북방 50km, 남측으론 85km다. 포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하지 않기로 한 이 구역이 우리 측이 더 넓기에 사실상 NLL이 무시됐다는 주장이 나왔고, 김 원내대표는 이를 'NLL 포기 폭거'라며 논란을 키운 셈이다.

한국당에선 이 밖에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이고, 문 대통령은 임 실장의 대북특사로 보인다"(박성중 의원), "비정상적인 정상회담"(백승주 의원) 등 수위 높은 비판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바른미래당도 선언 당일 김삼화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요란한 행사밖에 보이지 않는 잔치로 변질됐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진영 내부에선 이 같은 강경 비판론을 두고 일단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평양 정상회담 이후 북미 대화가 재개 국면으로 급(急) 전환된 만큼, 비핵화 관련 결과가 나올 때까진 비판 수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현 상황에서 안보를 대척적 이슈로 몰고가는 건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 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최근에 나온 강경발언들은 좀 심한데, 그렇게 하면 우리가 더 잃는 게 많다. 합리적 우려를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치게 하는 언어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와 관련해선 딜레마가 있다. 불만족스런 합의를 했는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랐다. 그렇지만 해야 할 지적을 하지 못하면 우리는 존재감이 없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은 가운데, 적절한 견제는 필요하지만 수위 조절에 실패할 경우 자칫 반(反) 평화세력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다.

바른미래당 원내 핵심관계자도 "남북문제 만큼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여권이 수없이 성과를 얘기하는 것 만큼 진짜로 성과가 있는지 좀 더 지켜볼 문제"라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도 이 같은 의견을 감안한 듯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선 "(평양선언문엔) 비핵화의 구체적 진전이 없다"면서도 "교착된 핵 문제가 다시 진전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 범보수 진영 내부의 엇갈리는 입장은 한미정상회담(24일) 결과·NLL 논란 등에 대한 추석민심의 향배에 따라 대체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 주 대비 11%p 오른 61%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