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 구축을 논의하던 18일. 이단 사이비 집단 신천지는 '세계 평화'를 내세운 대형집회를 열고 내부 결속에 나섰다. 집회 현장에는 신천지의 실체를 폭로해온 신천지 피해자들의 맞불 시위가 열리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경기장 안에서 펼쳐진 퍼레이드와 카드섹션.(사진=HWPL유튜브 갈무리)
18일 오전 10시.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신천지 위장단체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의 만국회의 준비로 분주했다. 전세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주경기장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붐볐다.
청년들은 흰색 상의를 맞춰 입고, ‘전쟁종식’, ‘피스’, ‘조국통일’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었다.
행사에 참가한 청년들이 '피스', '평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짙은 화장을 한 수십 명의 초등학생들은 색동 한복과 각양각색의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 안으로 이동했다. 가슴에 HWPL 로고가 쓰여진 옷을 입은 사람들은 행사 퍼레이드에 사용될 조형물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주경기장 주변은 약 3m 간격으로 배치된 경호요원들로 위화감이 들 정도였다. 팔찌 표식이 없는 사람들은 경기장 내부는 물론 입구에서부터 제지당했다. 기자가 사진을 찍으려하자 경호요원들은 “어디서 왔느냐”며 경계했다.
오후 2시가 되자 신천지 만국회의가 시작했다. 주경기장 안에서 펼쳐진 퍼레이드와 카드섹션은 북한 아리랑공연을 보는 듯 일사 분란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2년 전 이만희 총회장을 신격화 하는 듯한 카드섹션은 자취를 감췄다.
흰색 상의를 맞춰 입은 수많은 청년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HWPL 대표인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등장하자 장내는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해외 참가자들에게 “한반도 평화 통일을 지지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천지가 위장 평화 이벤트를 진행하는 사이 주경기장 밖에서는 신천지 피해가족들의 신천지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 40여 명은 “세계평화 주장말고 가정파괴나 하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며 신천지의 실체를 알리느라 분주했다.
주경기장 바깥에선 신천지 피해가족들과 인천 교계가 신천지 반대집회를 열었다.
신천지 행사인 줄 몰르고 참가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신천지 피해가족들의 시위를 통해 신천지의 실체를 알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고 왔다는 L씨는 “경기장에 오는 동안 버스에서 상영한 영상물의 내용이 신천지로 의심됐었다”며, “신천지 피해가족들의 시위를 보고 아차 싶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L씨는 이어 “리더로 보이는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1~2 시간이라도 보고 가라'고 회유했다”면서 “신천지가 아니냐"는 L씨의 물음에 결국 신천지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공공시설인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의 신천지 대관 취소 운동을 벌여온 인천기독교총연합회(이하 인기총), 인천 서구기독교연합회도 신천지 반대집회에 나섰다. 인기총 주최 신천지 반대집회에는 교인 7백 여 명이 참석해 ‘신천지 아웃’, ‘신천지는 가정파괴범’, ‘사회혼란 조장 말고 파괴된 가정 회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문근 인기총 이단대책위원장은 “신천지가 평화행사로 위장했지만, 이번 행사는 교주 이만희를 신격화하는 행사”라며, “신천지의 실제를 알리는 맞불집회를 계속 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세계평화를 내세운 신천지의 내부 결속 집회는 안산시에서도 열렸다.
당초 안산도시공사는 신천지가 신청한 안산 와스타디움의 대관을 취소했다가 17일 돌연 허용했다. 그러자 신천지 대관 반대 운동을 벌여온 안산 교계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안산기독교연합회 소속 70여 교회 500여명의 성도들은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신천지의 실체를 폭로하는 집회를 연 뒤 안산도시공사를 찾아가 항의 했다.
안산시기독교연합회장 최현규 목사는 “공개적으로 대관이 취소된 상황에서 아무런 통보도 없이 다시 신천지 집회가 추진됐다”며, "안산도시공사가 안산교계를 기만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