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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의 녹슨 간판…착잡한 기업인들 "매일 다니던 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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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진=통일부 제공/자료사진)

 

"행사장에 개성공단이 정상화돼서 다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초청받아 참석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과 정기섭 부회장 등은 착잡한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의 개성가동 전면 중단 조치 이후 공단 기업인들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용 회장은 개소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침 일찍 통일대교를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공단에 도착할 때까지 낯설지가 않았다"며 "착잡하다"고 말했다.

정기섭 부회장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단이 재개돼서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비핵화란 문제에 얹혀 있어서 개성공단 재개가 언제 될지 모르는 마당에 반가운 마음으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가보긴 합니다만 다시 언제 여길 들어갈 수 있을지 착잡하게 와닿는다"며 "여기 매일 다니던 데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한 당국자도 "건물인데, 이산가족 상봉하는 느낌"이라며 "건물을 보니 마음이 좀 그렇다"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공단 기업인들은 그러면서도 연내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신한용 회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며 "개성기업들이 더 힘들어지고 있어 연내 재개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도 "올해 넘어가면 도산하는 기업들이 진짜 나온다"며 "(개성공단)입주 기업들을 생가해본다면 올해 안에는 재개된다는 합의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 심경을 밝혔다.

연락사무소에서 개성공단까지의 거리는 1km. 그러나 이들은 자식같은 개성공단 시설물과 공장은 둘러보지 못하고 그냥 먼발치에서만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신 회장은 "오늘은 제한된 동선에서만 움직일 수 있어 예전에 가동했던 공장을 가지는 못한다"며 "(그래도)이미 본 것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물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교적 깨끗한데 북측이 관리했다지만 오랫동안 애써 손질을 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 근성은 재가동 신호만 오면 개보수하고 기계를 조이고 닦아서 밤낮으로 기계 돌리는 소리가 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힘주어 설명하기도 했다.

북측 출입사무소를 지나 연락사무소까지 버스로 이동하면서 창밖으로 펼쳐진 개성공단의 거리를 대체로 깨끗하게 정리된 상태였다.

버스가 지나는 양 길가로 LH와 개성 한누리 호텔, 개성공업지구 부속의원, CU(편의점), KEPCO, 현대 아산 간판 등이 그대로 달려있었고, 현대오일뱅크에서 운영하는 한누리 개성주유소도 그대로 보존돼있었다. 지나다니는 사람은 없었고 출입문도 모두 닫혀있었지만 겉으로 본 시설물들은 비교적 양호해보였다.

그렇지만 일부 건물들은 간판이 녹슬고 낡은 모습이었고 짓다만 건물도 눈에 들어왔다. LH 건물에 걸린 초록색 로고는 색이 거의 다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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