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젖 먹는 '복돌이'(왼쪽) (사진=연합뉴스)
철창 속에서 학대당하다가 구조된 강아지가 임시돌봄처에서 고양이의 젖을 먹고 성장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이 알려졌다.
13일 경기도 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양주시의 한 주택 마당에서 학대견 구조 활동이 이뤄졌다.
이곳에서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철창에 가둔 뒤 어미의 젖을 먹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어서였다.
실제로 현장에서 발견된 강아지 5마리는 태어난 지 열흘가량 된 것으로 추정되며, 제대로 먹지 못해 기력을 잃은 채 자기들끼리 몸을 포개고 있었다.
구조된 직후 강아지 5마리 중 4마리는 바로 숨졌고, 서울 양천구에 사는 조은희(47·여)씨가 현재 살아남은 1마리를 임시로 돌보고 있다.
조씨는 이 강아지에게 '복돌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분유를 먹이며 정성껏 돌보고 있다.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복돌이'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조씨의 집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조씨는 지난달 말 폭우 때 새끼를 낳은 유기묘도 집으로 데려와 임시로 돌보고 있었는데, 이 어미 고양이가 복돌이에게 젖을 물린 것이다.
새끼 고양이들과 강아지가 마치 원래 형제였던 것처럼 함께 젖을 먹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조씨는 "그 장면을 처음 보자 너무 뭉클했다"면서 "어미(고양이)가 '그루밍'(핥아주는 것)도 해주고, 이제는 제 새끼처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복돌이는 현재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으며, 젖을 뗀 뒤 가게 될 입양처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의 집에서 어미 개도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며칠 뒤 동물권 단체 '케어'가 구조를 하러 왔을 때 어미 개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집주인인 A씨는 양주시에 "동네를 돌아다니던 유기견이 새끼를 낳아 분리를 시켜놓은 것뿐"이라며 "사라진 어미 개의 행방은 나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구조 당하기 전 철창에 갇힌 강아지들 (사진=연합뉴스)
양주시는 어미 개를 찾기 위해 현장에 포획 틀을 설치해놓은 한편, A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양주경찰서에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