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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의 ‘현실’ 경험한 벤투, ‘이상’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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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체제로 1승1무 성공적 출발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은 부임 후 3주 만에 두 번의 A매치를 치르며 한국 축구의 현실을 경험했다. 그는 한국 축구의 경기력이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민기자

 

코스타리카와 칠레의 차이는 분명했다. 덕분에 한국 축구의 현실을 더욱 냉정하게 확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상대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2위의 강호 칠레는 벤투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에 나섰던 코스타리카(32위)와 분명한 축구 실력의 차이를 선보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는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했고, 강력한 수비는 지난 경기에서 2골이나 뽑았던 공격진을 침묵하게 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벤투 감독은 “(칠레전은) 코스타리카와는 다른 차원의 경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팀의 정체성과 플레이스타일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했다. “강팀을 상대로도 경기를 지배하고 공격할 때 많은 기회를 만들고, 상대에게는 적은 기회를 내줘야 한다”는 분명한 주문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벤투 감독의 주문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거센 칠레의 공세에 밀려 주도권을 내줬고, 상대 문전까지 밀고 들어가는 움직임 이후의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경기 후 벤투 감독도 “상대를 90분 동안 지배하는 경기를 펼치려 했고, 이런 팀 상대로도 우리 스타일 유지하려고 노력 많이 했다. 경기 중 일부 시간대에서는 (이 점이) 잘 나타났다”면서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충분히 좋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로 1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개선해야 할 점도, 노력해야 할 점도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쉬움 가득한 결과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칠레전도 지지 않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운이 조금은 따랐다고는 해도 결과는 무실점이었다. 그리고 패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과 한국 축구의 4년 동행은 패배 없이 시작됐다.

선수들도 이 점을 주목했다. 칠레전 막판 결정적인 실수로 고개를 숙였던 장현수(FC도쿄)는 “앞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하지만 칠레를 상대로 무실점한 것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황희찬(함부르크)도 “감독님 새로 오셨고 2경기를 치르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쁘고, 앞으로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현실’ 파악을 어느 정도 마친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와 파나마를 상대할 10월 A매치를 대비한 분명한 개선점도 지적했다. 벤투 감독은 “우리의 철학과 플레이 스타일을 실험했다. 발전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충분히 좋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만족하지 않고 한 달 뒤에도 여기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이 가진 ‘이상’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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