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일제 강제징용 소송을 둘러싸고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른바 '근로정신대 사건'도 대법관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됐다.
대법원은 10일 A씨 등 5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을 전합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전합은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원장과 12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다.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거나 기존의 판례 등을 대법원 견해를 바꿀 필요가 있을 때 전합을 통해 심리한다.
이 사건은 1944년 여자근로정신대로 강제동원돼 군수공장 등에서 노동력을 수탈당한 A씨 등 5명과 상속인들이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지난 2012년 10월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이다.
1, 2심은 지난 2013년 11월과 2015년 6월에 모두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망자에게는 1억7000만원을, 나머지 피해자들에게는 각 1억~1억2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이후 2015년 7월 30일 대법원에 접수된 사건은 3년 넘게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다.
일각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심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은 지난 7월 대법원에 접수된지 5년 만에 전합에 회부됐다.
당시 대법원은 "2016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전원합의체 회부를 논의해왔다"며 "해당 사건의 쟁점이 매우 어려운 점에 비춰볼 때 일부러 심리를 지연시킨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소송은 2012년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 취지에 따라 심리한 2심 사건을 다시 판단하는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파기환송된 사건을 다시 대법원에서 심리할 경우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자신의 논리를 반영한 하급심을 받아 놓고 대법원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대법원은 오는 20일 기일을 열고 이 사건과 강제징용 사건 등을 심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