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사진=윤창원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든 현역 고위 행정부 관리의 익명의 뉴욕타임즈 칼럼이 파장을 일으키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고자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기고자를 색출해내야 한다는 의견까지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노스 다코다 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열고 "이것은 국가안보와도 관련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은 그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 사람이 기밀 정보 취급인가를 갖고 있다면, 나는 그가 국가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기고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랜드 폴 상원의원(공화당)이 오늘 아침에 나와서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랜드 폴 상원의원은 백악관이 기밀취급 인가를 갖고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기고자는 뉴욕타임즈의 지난 5일자 익명 칼럼에서 일부 행정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결정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로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막후에서 대통령의 정신상태가 직무 수행에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고 썼다.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다코타 지역 방송 KVLY와의 인터뷰에서 "4명 또는 5명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대부분 내가 좋아하지 않거나 존중하지 않는 이들"이라고 말해, 기고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어느정도 압축한 것 같은 인상을 내비쳤다.
그는 또 전용기에서는 기자들에게 "메스꺼운(sick) 사람의 이름이 곧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뉴욕타임즈가 매번 허위의 소식통을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고자는) 뉴욕타임즈일지도 모른다. 확실치 않다"고 밝혀, 기고자의 신원이 끝까지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이 기고자가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는 고위 관리들도 줄을 잇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을 비방하는 익명칼럼을 쓴 사람은 누구일지라도 이 행정부에서 일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이 기고자가 아니라고 공언했다.
이밖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 국장,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 20여명이 넘는 고위직들이 자신이 기고자가 아니라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