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 대표팀 데뷔전에서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여전히 전임 주장인 기성용이 대표팀의 기둥이라는 든든한 신뢰를 감추지 않았다. 황진환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3세 이하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주장을 맡은 손흥민(토트넘)은 한국 축구 최초의 대회 2연패라는 성과를 이끌었다. 그리고 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도 그의 몫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높은 평가를 받는 손흥민이라는 점에서 전임 울리 슈틸리케,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주장을 맡았던 기성용(뉴캐슬)에게 주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코스타리카전 승리 후 만난 손흥민은 “정식 주장이라기 보단 오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장에 나간 것"이라며 "(내가 주장이 된 것이) 중요하기 보다는 선수들이 잘해줘 고맙다.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코칭 스태프들께 고맙다"고 말했다.
사실 손흥민은 '어린 주장'이다. 대표팀에서 고참도, 막내도 아닌 중간 정도의 연령대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손흥민에게 자신의 첫 번째 A매치 주장 완장을 맡겼다.
손흥민은 "내가 중간에서 어린 편에 속한다. 사실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주위에 너무 좋은 형들이 많다. 계속해서 좋은 리더로 활약하고 리더십을 보여주는 형들이 있어서 나도 많이 배웠다. 내가 오늘 주장을 맡았지만 이 팀의 리더는 (기)성용이 형이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장은 주장이다. 대표팀을 이끄는 것은 벤투 감독이지만 그라운드 안에서의 또 다른 지휘자는 주장 손흥민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린 선수들이고 나보다 경험이 없어서 싫은 소리도 했다"고 털어놓은 손흥민은 "대표팀은 나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많은 선수가 많다. 형들에게 '이 경기를 간절하게 생각하자, 월드컵에서 좋은 분위기를 갖고 왔으니 오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다. 형들도 이미 그런 생각을 하고 경기장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동료에게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