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진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지난 주말에 드디어 그 대장정의 막을 내렸죠. 한국은 중국, 일본에 이어서 3위로 축제를 마무리 지었는데요. 이번 아시안게임을 정리하면서 두 명의 선수를 만나보려고 합니다. 우선 결승에서 일본을 2:1로 꺾고 정말 값진 금메달을 얻어낸 축구부터 가보겠습니다. 우리 선수들 한 명, 한 명 다 잘했습니다마는 그중에서도 7경기를 전부 출전해서 전후반 90분을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습니다. 이렇게 뛴 건 이 선수가 유일해요. 그래서 '강철체력', '철인', '폐가 13개' 이렇게 불리는 대표팀의 막내죠. 김진야 선수 만나보겠습니다. 김진야 선수, 안녕하세요.
◆ 김진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김진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일단 소감.
◆ 김진야> 네, 일단 그렇게 저희가 금메달을 걸고 국위선양을 하게 됐는데 이게 팬분들의 응원이 아니었다면 저희들의 힘으로는 뭔가 하지 못했을 것이고요. 팬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가지고 저희가 이렇게 좋은 결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 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우리 김진야 선수는 인터뷰도 잘하네요. (웃음)
◆ 김진야> 아닙니다. (웃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 VS 일본 연장 후반 김진야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 김현정> 대표팀 딱 선발됐을 때 '우승으로 부모님께 기쁨의 눈물을 선사하겠다' 이렇게 포부 밝혔잖아요. 돌아와서 금메달 목에 걸어드렸어요?
◆ 김진야> 바로 공항에 마중 나오셔가지고 바로 걸어드렸습니다.
◇ 김현정> 뭐라 그러시던가요?
◆ 김진야> 엄마는 그냥 말없이 이렇게 '수고했다'고 하시면서 안아주셨어요.
◇ 김현정> 안 우셨어요?
◆ 김진야> 살짝 울먹울먹거리셨는데 제가 울지 말라고 밝게 말해가지고.
◇ 김현정> '엄마, 울지 마' 이러셨어요?
◆ 김진야> 엄마가 좀, 엄마가 좀 참으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빠는? 아빠는 안 걸어드리셨어요?
◆ 김진야> 아빠는 좀 이따 오셔가지고. 또 아빠가 다음날 생신이셔 가지고 제가 '생일선물로 이렇게 보답한다'고 하면서 걸어드렸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여러분. 보세요, 지금. 김진야 선수 '엄마, 아빠'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올해 스무 살이죠?
◆ 김진야> 네, 만으로 스무 살이요.
◇ 김현정> 만 스무 살. 어린 선수예요, 어린 선수. 그런데 이번에 수비 역할을 참 잘했습니다. 골을 넣는 공격수 역할이 이번에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은 주목받기 쉽지 않은 포지션인데도 불구하고, 김진야 선수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던 건 전 경기 풀타임 출전. 이것 시간으로 환산하면 몇 분인지 아세요?
◆ 김진야> 연장전까지 칠백몇 분이라고 제가 들었던 것 같아요. 다 합해서.
◇ 김현정> 맞아요. 그 정도 뛰었습니다. 그러니까 최용수 해설위원이 얼마나 기특했는지 해설 중에 '사비를 들여서라도 저 김진야 링거 맞춰주고 싶다' 이랬어요. 이게 화제가 됐어요. 알고 있습니까?
◆ 김진야> 경기 끝나고 누나가 말해 주더라고요.
◇ 김현정> 듣고는 어땠어요?
◆ 김진야> 정말 제가 그만큼 열심히 뛰었다고 최용수 해설위원님께서 말해 주신 거니까 정말 감사한 것 같아요.
◇ 김현정> 대선배잖아요, 사실은.
◆ 김진야>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얼굴 본 적 없어요? 만난 적 없어요? 최용수 선배랑?
◆ 김진야> 네, 아직은 한 번도 없어요.
◇ 김현정> 아예 한번 만나야겠어요. 진짜 '사비로 링거 좀 놔주세요' 하세요. 가서.
◆ 김진야> 그렇게는 못 하겠고 일단 보고 인사 한번 드리고 싶네요. (웃음)
◇ 김현정> 인사 한번 드리고 싶어요? (웃음) 힘들지 않았어요, 김진야 선수? 진짜 그렇게 전체 선수 통틀어서 혼자 7경기 다 풀타임 출전.
◆ 김진야> 저도 힘들었지만 저희 감독님도 힘들었을 테고 저희 코칭 스태프, 저희 지원 스태프까지. 그리고 저희 나머지 선수들도 누구 하나 안 힘든 선수 없었고. 저만 힘들다고 해서 그걸 티내버리면 저희 팀이 다운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주변 감독님과 코치님과 지원 스태프와 선수들을 보고 힘을 많이 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티를 안 내려고. 힘은 들었지만?
◆ 김진야> 네. 솔직히 마지막에 2:1 상황으로 이기고 있을 때는 진짜 시간이 엄청 안 가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이 승리로 끝났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제 마음대로 이렇게 안 흘러가지고. 좀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여러분. 7경기 다 마치고 그 마지막, 한일전에서 후반까지 뛰면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또 연장까지 간 거예요. 아니, 그 한일전 얘기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잘했는데 골이 안 들어갔어요. 그러다가 연장전에서 이승우 선수가 한 골을 뻥 넣고. 그때 기분이 어땠습니까?
◆ 김진야> 그때는 진짜 두드려도 잘 안 들어가고 그런 상황이었었는데 그렇게 딱 승우가 한 골 넣어주고 나니까 뭔가 체력도 뭔가 회복되는 것 같고 뭔가 몸에 전율이 돋아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골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전율이 쫙 돋아요.
◆ 김진야> 네, 그런 힘이 되는 골이었죠.
◇ 김현정> 그래요. 생각만 해도 다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진짜 그 비결이 뭐예요? 김진야 선수, 그렇게 지치지 않고 폐가 13개. 이런 소리를 들을 만큼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비결이 뭐예요?
◆ 김진야> 일단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좋은 거 많이 해 주셔서 어렸을 때부터 많이 좋은 게 안에 많이 축적돼 있지 않나. 그렇게,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좋은 걸 뭘 그렇게 해 주셨어요, 어머니가?
◆ 김진야> 사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가지 먹었어요. 장어도... 제가 체격이 좀 왜소한 편이라서 엄청 먹을거리를 잘 관리해서 먹은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 김현정> 어렸을 때부터 장어도 해 주시고, 또 보양식 어떤 거?
◆ 김진야> 보양식이요? 낙지 이런 거.
◇ 김현정> 낙지, 장어. 엄마표 밥상의 힘이네요, 엄마의 힘.
◆ 김진야>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그렇죠. 아니, 프로니까 프로로서의 꿈이 있잖아요. 물론 지금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한몫을 잘하고 있습니다만 어떤 꿈 있어요?
◆ 김진야> 축구 선수 누구나 솔직히 K리그에서 잘해서 좋은 선수가 돼서 유럽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게 쉽지는 않겠지만 제 노력에 따라서 그렇게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판단될 거라 생각해요.
◇ 김현정> 이제 시작이니까요, 사실은. 얼마든지 그 꿈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진야> 제가 진짜 많이 발전시키고 노력을 해야지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저는 박지성 선수가 떠오르더라고요, 김진야 선수 플레이 보면서.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 좀 마르고 왜소한 듯하지만 누구보다 끈질긴 그 체력.
◆ 김진야> 말로만 들어도 영광이지만 정말 박지성 선수처럼 그렇게 항상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모든 걸 쏟아붓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김진야 선수 여러분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 차분하고 꽉 찬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 큰 무대에서 떨지 않고 제 실력을 다 발휘해 준 것일 거예요. 그런데 항상 경기에 나오면 다들 의젓한 선수들이지만 뒤에서 경기장 밖에서의 모습들은 어떤가 궁금한데 제일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예요?
◆ 김진야> 일단 승우가 될 수도 있고, 그리고 흥민이 형이 많이 저희를 분위기를 좋게 만드려고 많이 노력해 준 것 같아요.
◇ 김현정> 손흥민 선수가?
◆ 김진야> 네. 흥민이 형이 먼저 선수들한테 편안하게 이렇게 다가와 줬던 게 저희 선수들은 참 감사했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아니, 사실은 손흥민 선수는 지금 굉장한 스타고, 후배들한테는 조금은 멀리 보이는 선배일 수도 있는데.
◆ 김진야> 진짜 처음 봤을 때는 좀 신기, 많이 신기했고. 이런 선수랑 축구를 하는구나. 이렇게 하면서 저희가 더 정신 차리게 되고 더욱더 목표가 확실해졌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신기했다' 이 얘기가 재미있네요. 신기한 선배 손흥민 선수.
◆ 김진야> 처음에 딱 봤을 때는, 처음 봤으니까 신기할 수밖에 없죠.
김진야 선수가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각오를 다지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주=오해원기자
◇ 김현정> 그럴 만하죠, 그럴 만하죠. TV에서만 보던 선배. 그래요. 그나저나 이제 국제 경기 끝내고 소속팀으로 돌아갈 텐데 지금 인천유나이티드는 K리그 최하위입니다. 각오. 이제 돌아가는 각오.
◆ 김진야> 팀이 좀 많이 어려운 만큼 제가 빨리 가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고. 저희 선수들이 단합을 해서 빨리 팀 성적을 올려야 되는 게 최우선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김진야 선수 정말 고생 많이 했고요. 그야말로 금의환향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이제는 K리그 부흥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어주기를 기대하고 주목하겠습니다.
◆ 김진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진야> 네.
◇ 김현정> 우리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의 강철 체력. 7경기를 전부 다 뛴 유일한 선수, 김진야 선수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