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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해수욕장 체험형 레저 사업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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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사진=송호재 기자)

 

부산 해운대구가 지역 해수욕장을 사계절 관광지로 만들겠다며 각종 사업을 추진했지만,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다.

번지점프와 집라인(Zipline) 등 신규 사업도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지자체 사례만 답습하다가 결국 무산돼 관광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 성수기인 지난 7월 중순부터 대형 열기구를 띄워 해수욕장을 조망하는 '해운대열기구' 사업을 시작했다.

민간업자가 주도한 열기구 사업은 높이 30m에 달하는 초대형 열기구에 탑승해 지상 15m 상공에서 10분가량 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열기구. (사진=부산 해운대구청 제공)

 

해운대구는 해수욕장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성적은 기대와 달랐다.

본격적으로 열기구를 띄운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까다로운 기상환경 때문에 전체 영업일은 절반을 간신히 넘겼고, 이용객도 3백여명에 그쳤다.

해운대구가 수년 전부터 해운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추진한 체험형 사업은 이처럼 하나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5년 12월에는 해운대해수욕장에 가로와 새로 각각 60m에 달하는 초대형 아이스링크를 조성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게다가 빙판이 예상보다 빨리 녹아 결국 2개월 만에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2016년과 지난해에는 여름철 워터슬라이드와 키즈존을 설치했지만, 이용객은 1만명을 간신히 넘겼다.

특히 지난해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일주일가량 운영한 뒤 황급히 문을 닫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아이스링크. (사진=부산 해운대구청 제공)

 

지난해부터 추진한 번지점프 사업은 아예 무산됐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 동편 미포 인근에 최대 높이 50m에 달하는 번지점프대 운영을 추진하고 두 차례 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안전과 수익성 문제로 결국 사업자 선정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구비를 직접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나왔지만 끝내 백지화했다.

달맞이고개와 송정 구룡포 등을 오가는 집라인도 추진했지만,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지자체 사업만 그대로 베껴온다는 안팎의 비난을 받다가 사실상 무산됐다.

시민사회단체는 각종 사업이 충분한 사전 조사와 사업성 검토를 거쳐 추진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하며 "과연 각종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사전 조사와 근거를 바탕으로 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시작한 시점에서 이를 모두 실패로 규정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운대관광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해운대 지역을 여름 한 철 관광지가 아닌 사계절 관광특구로 만들기 위해 이제 막 다양한 시도를 시작한 상황"이라며 "아직 실패라고 규정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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