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
바른미래당은 2일 전당대회를 열고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에 따라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들어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접고, 당원과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새 당 대표 체제가 출범하게 됐다.
신임 지도부를 기다리고 있는 숙제들은 하나 같이 녹록지 않은 문제들이다. 보수 진영 안팎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갈라진 분열상을 통합 쪽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내부적으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화학적 결합은커녕 물리적 합체조차 완결 짓지 못한 상태다.
지방선거 직전 원내대표였던 김동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았고, 김관영 원내대표 등이 위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비대위가 넘긴 성과 역시 후하게 평가하긴 어렵다. 8월 국회 특수활동비가 논란이 됐던 국면을 ‘부분 폐지’ 쪽으로 주도하며 통합 이후 첫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사무처 당직자들의 급여에 업무추진비를 포함시켜 ‘깜깜이 운영비’를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빛이 바랬다.
바른미래당의 어려운 사정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31일 발표한 조사에서 7%를 기록했다. 이는 통합 전 바른정당이 받았던 지지율 수준으로 국민의당과 합쳐진 시너지가 전무했던 셈이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한국당은 12%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5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민주당 역시 40%로 지난주에 비해 2% 포인트 하락했다. 진보정당인 정의당도 12%로 3% 포인트 빠졌다. 범(凡)진보 진영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음에도 중도-보수 진영 입장에선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사안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새 지도부로선 당면한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한편, 시너지 가능성이 불투명한 ‘야권 통합’ 등 정계 개편 요구에도 응해야 하는 셈이다.
일단 당 대표 후보들은 제각각 복안으로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되는 개편을 이뤄내겠단 입장이다. 2020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 등 여권의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이탈 가능성을 점치면서 김병준 비대위원장 취임 뒤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당 이탈 세력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제3지대 통합론(論)’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손학규 전 의원이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양쪽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정운천 의원이 러닝메이트 격으로 뛰고 있다. 舊바른정당 세력인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 舊국민의당 출신의 김영환 전 의원 등이 경쟁하고 있다.
5명의 당 대표 후보 중 1위 득표자가 당 대표가 되고, 2~3위까지 최고위원이 되는 경선이 실시된다. 권은희 전 의원과 김수민 의원은 이미 각각 여성과 청년 몫의 최고위원에 내정된 상태다.
이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전대 과정에서 ‘흙탕물 경선’으로까지 귀결된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실질적 통합을 이끌어내는 문제다. 통합 이후 비대해진 사무처의 규모를 줄이면서 비정규직 당직자를 위주로 한 구조조정 방침이 발표됐고, 이에 바른정당 출신들이 반발하며 대거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구조조정 문제가 출신 당적 별 갈등 사안으로 비화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당권의 향배를 놓고 국민의당 출신들 사이에서 균열이 생겨나면서 같은 계파 내부 분열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민의당 몫의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당 점퍼’ 하청업자 부부를 공천했던 문제가 뒤늦게 폭로됐고, 당 대표 경선의 컷-오프를 위한 ARS 조사업체 선정을 둘러싼 시비 끝에 국민의당 출신 박주원 전 안산시장이 당원권한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